"통장만 갉아먹네" 안 쓰는 구독서비스 한방에 정리하는 이 기술

[스타트UP스토리]왓섭 김준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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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섭 앱 화면/사진=왓섭
"더는 이용하지 않는 구독을 언제든 간편하게 해지할 수 있다."

오죽하면 이런 서비스가 나왔을까. 최근 몇년새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부터 음원, 도서, 편의 서비스 등 수많은 구독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1인당 평균 7.5개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올 정도다. 그런데 대부분 가입은 간편한 반면 해지는 어려워 난처한 상황을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다. 실제로 올해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구독 서비스 이용자들의 개선 요구 사항으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이 '어려운 해지 절차'(40.5%)였다.

구독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왓섭'의 김준태 대표는 "서비스 해지가 힘들기로 악명 높은 S사의 온라인 음악서비스의 경우 해지까지 13단계를 밟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하나라도 잘못 입력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런 복잡한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면 다들 쓰겠다는 생각을 하고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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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도 적시에 해지하지 못해 불필요한 서비스 이용요금을 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서비스를 고안할 수 있었다.

그는 "국회의원실 5급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유학을 가기 위해 업무를 정리할 때 제 계좌에서 사무용 문서 제작 소프트웨어와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이 쓰지도 않았는데 지난 수 개월간 결제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불필요한 구독서비스 해지는 물론 자신의 소비 행태를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당장 나부터 쓰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왓섭 앱 출시 후 지금까지 활성사용자는 월평균 43%씩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매출 성장 그래프도 우상향하고 있다.

왓섭은 이뿐 아니라 공과금, 통신비, 대출 이자 등 사용자의 정기 지출 내역을 찾아 결제 전 사용자에게 '2개의 지출내역이 2일 뒤 결제된다'는 식으로 안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왓섭 AI(인공지능)가 시중에 1472개 정기결제 상품을 분석하고 소비자에게 '이렇게 지출이 되고 있다'며 사용자에 지출 정보를 알려 합리적 소비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 타깃 마케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고객 특성을 도출하는 '왓섭 마이데이터 임파워링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며, B2B(기업 간 거래) 사스(SaaS, 구독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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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섭 김준태 대표
이는 약 1만여개의 카테고리로 결제내역을 분류해 세부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결제 내역 중 단순 이체나 환불 등의 요소를 제거한 정확한 수입 및 지출 내역만 분류할 수 있도록 설계해 정확도를 높였다. 이 같은 데이터를 AI가 다각도로 분석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안에 근거가 되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이를 테면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는 A씨에게 커피 할인쿠폰을 추천한다거나 에어팟을 구매했다면 음악스트리밍서비스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추천하는 기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일 점심식사 결제 정보로 사용자가 평소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주말에 결제가 이뤄지는 위치를 통해 즐겨찾는 곳이 어디인지, 영화관, 스크린골프 결제 정보 등을 통해 취미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왓섭 마이데이터 임파워링 솔루션은 MZ(2030세대) 유치, MAU(월간활성이용자) 증대, 고객 이탈 방지에 유용한 솔루션을 찾는 대·중견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문의해 오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교보생명 앱(애플리케이션)에 이 서비스를 내장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저의 경우 둘째가 좀 일찍 태어났는데 그때 태아보험을 가입 안 했다면 아마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출 내역을 보고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파악한 뒤 필요한 맞춤 보험상품이나 관련 서비스를 그때그때 적절하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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