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짝퉁' 월 10만건 잡는 'AI 감별사'

[스타트UP스토리]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K브랜드 지식재산권 보호"
  • 2020.12.04 05:30
  •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사진제공=마크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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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섭 마크비전 대표/사진제공=마크비전
"세계 위조상품 시장은 약 3000조원 규모로 가장 큰 범죄산업 시장입니다. 최근 한류 열풍이 불면서 세계적으로 한국 패션·뷰티 브랜드 상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데 위조상품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브랜드를 보호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10개 국가 20여개 이커머스 사이트를 대상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위조상품을 걸러낸다"며 "월평균 25개 브랜드의 위조상품 10만건을 발견해 상품 판매를 중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1월 설립된 마크비전은 지식재산권(IP) 침해 여부 판단부터 위조상품 게시물 관리, 신고, 삭제 과정까지 한 번에 처리해주는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위조상품 모니터링을 원하는 고객사에 월 140만~480만원 구독형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구독 요금제에 따라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제공한다.

마크비전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수백만 건 이상의 이미지와 문자·글 데이터를 딥러닝 이미지 인식기술을 통해 학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이커머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백만 개의 상품 중 외관상 유사한 제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유사 제품 중 상품설명, 가격, 구매 리뷰 등의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위조상품을 탐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모니터링을 의뢰하는 고객사 대부분은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명품 브랜드이거나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기업"이라며 "기존에는 법률사무소나 변리사무소에 의뢰하거나 자체 인력을 통해 모니터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월평균 적발 건수를 10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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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비전은 지난 9월부터 서비스 지역을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싱가포르,·베트남 등 총 9개 국가로 늘렸다. 모니터링 대상이 되는 이커머스 사이트는 타오바오, 티몰, 알리익스프레스, 이베이, 아마존 등으로 지식재산권(상표권·저작권·디자인권) 침해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기업 담당자는 AI가 수집한 위조상품 리스트를 최종적으로 확인 후 클릭 한 번만 누르면 각 이커머스 사이트에 신고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업모델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각국 이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방대한 제품군을 사람이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주로 상표권 침해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법적으로 상표권을 보호받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온라인으로 취급하는 상품군만도 약 7억종이 넘는다.

이 대표는 "각국 18개 이커머스 사이트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상위 요금제의 경우 월 정액이 480만원에 달하지만 같은 업무를 로펌을 통해 월 수천만원씩의 비용을 지불하던 글로벌 브랜드도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오히려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중 글로벌 고객사 100곳을 확보하는 게 일차 목표"라며 "우리 소프트웨어를 찾는 주 고객군이 대기업·중견기업이기 때문에 100곳을 확보할 수 있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섭 대표는 하버드 로스쿨 재학시절 공동창업자이자 개발자 출신인 비니 메이 CTO(최고기술책임자), 이도경 부대표를 만나 창업했다. 이 때문에 마크비전은 본사를 미국 보스턴에 두고 있다. 내년 초 시드 투자를 마무리한 후 미국 소재 기업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현지 영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AI 알고리즘이 위조상품을 잡아내기는 하지만 각국 기업에 맞춘 현지화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며 "그러나 미국·유럽 대상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는 지역은 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년 3월 정도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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