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자' 대신 집에서 임질·매독 셀프검사…성건강 '체킷'

[스타트UP스토리]박지현 쓰리제이 대표 "비대면 STD 시장, 향후 급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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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의자’에 앉을 필요 없이 집에서 직접 성병 검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니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원격의료 시장이 열리면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지현 쓰리제이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국내 최초 비대면 STD(성매개질환) 검사서비스 ‘체킷’을 선보인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쓰리제이는 영국 런던 유학 시절 만난 박 대표와 오민주·김은정 이사가 공동창업한 기업이다. 2019년 11월 개인사업자로 창업한 뒤 올해 시범서비스를 거쳐 7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STD 검사는 임질, 매독, 헤르페스 등 12종의 균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한다. 여성은 산부인과에서, 남성은 비뇨기과에서 소변·질액채취로 검사한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서비스되지 않는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 영국 유학 시절 접한 비대면 STD 검사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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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쓰리제이 대표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국에서는 STD 검사를 성관계 이후 사후조치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영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무료 검사를 지원할 만큼 보편화돼 있다. 특히 국내 여성들은 검사를 받을 때 다리를 위로 벌린 채 눕는 진료의자를 ‘굴욕의자’로 부르며 검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았다.

박 대표는 “진찰대에 올라가 다리를 벌리고 앉는 ‘굴욕의자’ 때문에 검사받기 싫어하는 여성이 많다. 검사에 대한 두려움과 시간이 없어 검사를 망설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여성들에게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STD 검사는 병원을 방문해 소변, 질액 등을 채취한 뒤 검사질병센터로 보내 검사하고 그 결과를 다시 병원을 찾아 확인해야 한다. 평균 2회 병원을 방문하고 검사기간에 약 5일이 소요된다. 쓰리제이는 체킷 홈페이지에서 검사를 신청하면 집으로 검사키트를 보내준다. 여성들은 ‘굴욕의자’에 앉을 필요 없이 집에서 질액을 채취한 뒤 쓰리제이의 협업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초 체킷 시범서비스를 하면서 고군분투했다. 지난해말 검사질병센터와 협업하고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를 취득한 뒤 올 3월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불법인 원격의료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디캠프와 광주광역시, 광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주관한 디데이에 출전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마련했다. 쓰리제이는 광주광역시 지역혁신모델로 선정됐고 소개받은 협업병원과 서비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병원을 찾지 않고도 STD 검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협업병원이 데이터를 공유하면 온라인이나 애플리케이션으로도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박 대표는 올 3~5월 시범서비스를 통해 STD 검사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어도 580명이 체킷을 구매했다. 구매 성별은 여성이 65%, 남성이 35%였다. 여성은 20~30대 초반, 남성은 30대가 주로 검사를 신청했다.

박 대표는 “성인이라면 스스로 성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STD 검사시장은 첫경험 연령대 하향, 인구세대의 변화 및 개인주의 경향을 추구하는 트렌드세터들에 의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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