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 거치고 세계로...'웹 메타버스' 시대 여는 강원 스타트업

[이제는 지방시대! 글로컬 유니콘 키우자-강원도편] [스타트UP스토리]전창대 더픽트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image
전창대 더픽트 대표
"ICT 산업을 하는데 있어서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힘든 환경적 요인을 꼽자면 부족한 인프라를 비롯해 기술 인력과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것 외에는 모두 강점 요인이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메타버스 기술 스타트업 더픽트(THE PICT)의 전창대 대표는 지역에서 사업을 할 때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IT와 콘텐츠 산업은 지역에 유리한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픽트는 '사람(People)을 위한 ICT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을 비전으로 2017년 설립됐다. 초기에는 지역 대학가 부동산을 360도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제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모델로 시작했다.

이어 도내 관광지를 VR 콘텐츠로 제작해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던 중 코로나19를 맞아 지역 축제가 위축되자 오프라인 못지않은 수준의 행사를 온라인상에서도 할 수 있도록 돕는 메타버스 축제 플랫폼을 개발했다.

지금은 '웹 기반 메타버스 솔루션'을 통해 비전문가도 손쉽게 웹상에서 가상공간을 제작·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은 홈페이지를 보유한 곳 중 실시간 소통에 대한 수요가 있는 기업·기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로블록스나 제페토 등은 독자적인 플랫폼 안에서만 작동하는 반면 더픽트는 개방형 웹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강원대의 경우 더픽트를 통해 수강신청이나 도서대출 등 학교생활 전반을 메타버스에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대기업부터 중앙부처까지 고객사 두루 확보


image
전창대 대표는 "MICE(기업 임직원이나 관광객을 단기간 대규모로 유치하는 행사)를 비롯해 기업에 적용한 메타버스 박람회는 더픽트가 전국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수도권 기업에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함께하는 고객사들만 봐도 충분히 증명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더픽트의 주요 고객사는 한화큐셀, SK텔레콤, 한국철도공사, 한국거래소, 산업통상자원부 등 대기업부터 중앙부처까지 다양하다.

전 대표는 "지역기업의 강점은 기회가 많다는 점"이라며 "주변 기업과 협업해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단위의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 지역에 맞는 콘텐츠와 IT 서비스를 개발해 실증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대학과의 협업이 용이한 점도 지역 스타트업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대학의 실적지표 충족과 기업의 기술 개발 필요성은 컨소시엄의 출발점이 된다. 이런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를 전국화해 더 큰 매출이 발생한다"고 했다.

매출 실적이 쌓이면서 기업에 대한 레퍼런스(평판)가 높아졌고 직원 역량 강화와 경력직 채용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과 비교해 임직원들의 주거 부담도 적다. 전 대표는 "청년창업의 경우 구성원들이 사회초년생이 많다 보니 주거 문제가 걸림돌이다. 수도권보다 낮은 주택가격과 질 좋은 주거환경은 회사 생활을 더욱 즐겁게 하는 엔돌핀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은 중소기업 청년전세자금을 통해 1억원 정도를 저금리로 대출받아 넓은 평수의 아파트나 신축 투룸에서 생활한다. 수도권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상상 못할 일이다. 일자리만 있다면 청년으로서는 지역만큼 살기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역기업, 판교·강남 기업과는 다른 길 가야"


image
전 대표는 지역 내 ICT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언도 내놨다. 그는 "기업들이 단순히 용역사업을 따내기 위한 협업보다는 기술창업과 연구개발(R&D) 협업, 능력 있는 청년 인재를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체류시킬 수 있는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지역 청년들의 기술창업이 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청년들이 비즈니스의 첫 삽을 쉽게 뜰 수 있도록 기존 기업이 도와줘야 한다. 지역 산업을 진흥하는 기관들은 중앙부처와 함께 다양한 공모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만의 특색있는 사업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역기업이 할 수 없는 사업은 지역 ICT 생태계를 오히려 망칠 수도 있다"며 "지역에서 시작한 ICT 기업은 판교나 서울 등 수도권 ICT 기업과 다른 길을 가야한다"고 했다.

전 대표는 "플랫폼 위주 개발 등 과도한 투자에 집중하는 형태는 인적자원을 쉽게 끌어모을 수 있는 수도권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지역기업은 기관과 지자체의 수요에 맞춰 기업 수준 및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초기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기업은 기술인력 확충과 판로개척이 어렵다. 투자사와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역 주도 벤처펀드가 도내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으로 발돋움시킨다면 강원도에서 직업을 구하거나 창업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가상공간 갖는 세상 온다



image
더픽트 단체사진
더픽트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사업의 일환으로 스페인 칸타브리아 대학교 환경수리학 연구소에 메타버스와 디지털트윈 융합 플랫폼을 납품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국내를 넘어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웹사이트를 가상공간화해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지난 20년간 웹사이트를 통해 단순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커뮤니케이션과 3D를 더한 공간 개념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가 구축하는 웹 메타버스 생태계는 기존 웹과 마찬가지로 범용적인 서비스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누가 어떤 공간을 만들든 웹브라우저를 통해 메타버스가 구현되고, 모두가 웹상에 홈페이지가 아닌 가상공간 하나쯤 갖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지역에서도 ICT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매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설 것"이라며 "향후 3년간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고 IPO(기업공개)를 통해 지역 ICT 분야 대표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