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빠른 '스콜 예보'…동남아 농작물 지킨다

[스타트UP스토리]이예슬 클라이밋 대표 "AI기술로 2시간 전 초단기 구름 탐지"
  • 2020.11.16 05:57
  • 이예슬 클라이밋 대표/사진제공=클라이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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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 클라이밋 대표/사진제공=클라이밋
“대학원 시절 기후변화로 빈곤 등 사회문제가 더 심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기후변화에 좀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이예슬 클라이밋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동남아지역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스콜’(국지성 폭우) 현상 때문에 현지 농부들의 작물 폐기량, 노동시간이 함께 늘어날 뿐 아니라 수출량, 소득감소로도 이어져 금전적 피해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클라이밋은 이 대표를 포함해 사회적경제,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 환경공학을 전공한 대학원생 4명이 올해 3월 창업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2018년 동남아지역의 기상재해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과제를 계기로 만났다가 지난해 참여한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IDEA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창업까지 했다.

당시 대상을 수상한 아이디어는 ‘동남아 기후변화 조기탐지 솔루션’으로 정지위성 사진을 활용, 동남아의 폭풍우와 홍수를 유발하는 비구름을 탐지하고 위험알림을 모바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클라이밋은 당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AI(인공지능) 스콜예보 알람앱 ‘허니레인’(Honey Rain)을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올 4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주최하는 ‘데모데이’에 참가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이 대표는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하면 스콜이 내리기 2시간 전부터 스콜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작은 구름씨앗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기존 레이더 탐지 기법으로는 30분 전부터 예측이 가능해 스콜로 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예보시간을 앞당겨 현지 농부들의 피해를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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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레인’은 현재 베타테스트 단계로 영어·베트남어로만 출시됐다. 코로나19(COVID-19)로 베트남 현지 테스트 일정이 연기됐지만 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스콜예보와 작물폐기량, 현지 농부들의 노동시간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 정식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에는 유럽 기상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아프리카지역 농부들을 대상으로 현지 기상예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그니시아, 웨더임팩트 등이 있다. 각국의 기상위성이 관측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 초단기예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클라이밋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한 베트남이나 서비스 제공 국가로 고려 중인 캄보디아 모두 현지 기상청에서 예보를 제공하긴 하지만 실시간 예보에 가깝고 스콜의 경우 워낙 국지성이라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클라이밋은 우리나라 최신 기상위성인 ‘천리안 2A호’ 외에 일본 기상위성에서 태국 기상청이 받는 자료 등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2018년 12월 발사된 ‘천리안 2A호’는 지난해 7월 정식 운용을 시작했으며 16개 가시광선과 적외선 채널로 구름을 찍는 2세대 기상위성이다. 고해상도 컬러영상과 구름·안개·해수면온도·황사 등 52종의 현상별 맞춤형 기상산출물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기후변화로 인해 한국도 아열대화가 진행되면서 올여름 스콜성 폭우가 잦았다”며 “내년 여름에는 국내에서도 ‘허니레인’ 앱 기능을 테스트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밋은 현재 준비하는 시드(종자돈) 투자유치 등을 거쳐 사업모델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 서부아프리카에서 비슷한 사업을 하는 스웨덴 기상기업 이그니시아는 농부나 현지 영농법인으로부터 소액의 사용료를 받고 정부도 보조금을 지원하는 B2C(소비자 대상)와 B2G(정부 대상) 사업모델을 동시에 운영한다.

이 대표는 “베트남·캄보디아·태국 등 타깃 대상 국가들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 넘는다”며 “현지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좀더 확보한 뒤 비료나 농기구 광고 등 현지 농부를 타깃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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