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던 신선식품 해외배송…'특수상자'로 이룬 스타트업

[스타트UP 스토리]이수아 에스랩아시아 대표, 신선물류상자 '그리니박스' 자체 개발
  • 2020.03.06 05:00
  • 이수아 에스랩아시아 대표가 그리니박스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에스랩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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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아 에스랩아시아 대표가 그리니박스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에스랩아시아
"과채류·수산물 등 신선식품은 아무리 빨리 보내도 항공 배송 과정에서 온도 변화에 따라 대부분 썩어버리거나 상품가치가 없어질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요."

이수아 에스랩아시아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산지에서 막 수확한 제철 딸기, 제주도 특산 감귤, 전복, 바지락, 백합 등 수산물을 동남아 소비자한테 판매하고, 잘 익은 동남아 열대과일을 국내 소비자가 사먹을 수 있는 신선물류 체계를 구축·운영하는 게 목표"라며 이 같이 말했다.

2014년12월 설립된 에스랩아시아는 신선물류(콜드체인) 전문 스타트업이다. 국내 마스크팩·화장품 등을 동남아국가에 배송하는 일반 물류업체로 시작, 현재는 국내외 산지에서 수확(생산)한 신선식품을 운송·항공·현지 운송·저장할 수 있는 물류체계를 갖췄다.


'진공막' 만드는 특수 배송상자 개발


신선물류가 가능한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신선식품 배송상자인 '그리니박스'다. 별도의 전력장치가 없이도 24시간 동안 온도·습도 등 내부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특수원단 필름을 겹겹이 쌓아 제작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전체 상자가 '진공막' 같은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

외부엔 사물인터넷(IoT) 기반 전자태그도 달았다. 산지에서 출발한 그리니박스가 최종 소비자한테 어떤 배송 과정을 거쳐 얼마만에 도착하는지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다. 그리니박스가 출고·수거되는 과정을 물류 이력 빅데이터로 분석해 최적의 배송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존 해외 신선물류는 비용이 비싼 대형 냉장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게 대부분인데, 그리니박스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더 효율적인 물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내 10㎏ 용량 그리니박스를 1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동남아 4개국 현지 물류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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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경쟁력은 통관·물류 인프라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에 통관 관련 라이선스를 300여개 보유하고 있다. 증명서 발행·항공기 예약·운송·화물·통관·현지 창고 등 여러 위탁업체가 나눠서 했던 물류대행의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할 수 있다. 신선물류 이전에 3~4년간 동남아 시장에 한국 화장품, 아이돌 상품 등을 배송하면서 갖춘 인프라다.

에스랩아시아는 한국과 동남아 지역의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물류망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그리니박스를 이용해 싱가포르까지 전복, 딸기, 복숭아, 김치 등을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달 중에는 반대로 동남아 현지에서 잘 익은 망고을 직접 들여와 시범 판매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해외배송 후 회수되는 상자에는 현지 신선식품을 실어서 상자 가용율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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