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대항마'라더니...2년만에 문닫는 '안티 셀피' SNS, 이유는

[글로벌 스타트업씬] 5월 1주차


'안티 인스타그램'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등장했던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파라치(Poparazzi)가 출시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남이 찍어주는 사진으로 진짜 나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콘셉트로 출시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다른 SNS에 밀리면서 이용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인공지능(AI)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고 있어 주목된다. 챗GPT의 라이벌로 꼽히는 AI 스타트업은 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다른 AI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인수합병됐다.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받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AI 스타트업에는 뭉칫돈이 몰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앱스토어 1위 '포파라치' 오는 6월 서비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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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포파라치 운영사 TTYL
2021년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던 SNS 포파라치가 문을 닫는다.

지난 1일(현지 시각) 포파라치를 운영하는 TTYL은 "포파라치 앱을 중단한다"며 "사용자는 6월 30일까지 콘텐츠를 다운로드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파라치는 '안티 셀피'(Anti-Selfie)를 내세우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보여주기식 SNS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를 위해 출시한 SNS다. 포파라치 앱에서는 전면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다. 후면 카메라만 작동되기 때문에 본인이 찍은 셀카 대신 남이 찍은 내 사진으로만 피드가 구성된다. 필터나 편집기능도 없어 사진을 보정할 수도 없다.

포파라치는 2021년 5월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건수 1위를 차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1500만 달러(약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억 3500만달러(약 178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포파라치의 이용자는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400만명에 달했던 월 활성 사용자(MAU)가 이제는 2000~3000명 수준에 그친다. 대다수 이용자가 포파라치와 유사한 SNS인 '비리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비리얼은 매일 특정 시간에 알람을 보내면 사용자가 2분 안에 자기 모습이나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는 SNS다. 비리얼은 2022년 올해의 아이폰 앱으로 선정됐다.


'낮은 가치로라도 자금 조달하자'…다운라운드 투자유치 1년새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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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스타트업이 '다운라운드'를 통한 투자유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운라운드란, 기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 받는 것을 의미한다.

실리콘밸리 증권관리 플랫폼 카르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벤처투자의 18.7%가 다운라운드로 투자를 받았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22년 1분기에는 5.2%에 불과했다.

카르타는 "다운라운드가 급증한 것은 최근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운라운드를 피하기 위해 신규 자금 조달을 미뤘던 기업들도 이제 현금이 바닥나는 것보다 낮은 기업가치로라도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릿지 라운드를 선택하는 기업도 늘었다. 브릿지 라운드는 다음 시리즈 투자를 받기 전에 자금이 부족해서 추가로 받는 투자 단계를 말한다. 1분기에 시리즈 A나 시리즈 B로 신규 투자를 받은 기업 중 약 40%가 브릿지 라운드로 나타났다. 다운라운드를 피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새롭게 산정하지 않는 브릿지 라운드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회사에 인수합병(M&A)된 스타트업도 늘었다. 올해 1분기 M&A된 스타트업은 154개로 지난해 4분기(128개)보다 20% 증가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하지만 거래 규모는 작았다. 1분기 거래 중 57%는 거래금액이 1000만 달러(약 132억원) 미만에 불과했다. 이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대신 M&A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AI' 라이벌 AI 스타트업 코히어, 2억5000만달러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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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라이벌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코히어는 2억5000만달러(약 3350억원) 규모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코히어가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투자유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에는 세일즈포스, 엔비디아 등 대기업과 이노비아캐피탈 등 벤처캐피탈(VC)이 참여했다.

코히어는 2019년 구글 연구원 출신인 에이단 고메즈와 닉 프로스트가 설립한 회사다. 에이단 고메즈 대표는 이전에 구글 브레인에서 일하면서 챗GPT, 바드 등 생성AI의 기반이 된 언어모델 '트랜스포머AI' 개발에 참여했다. 트랜스포머 모델은 문장 속 단어와 단어의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망이다.

코히어는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기업용 챗봇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히어는 구글과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도 논의하는 등 오픈AI의 라이벌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컴퓨터 과학 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어워드 수상자 제프리 힌튼, 페이 페이 리 스탠포드대 인공지능연구소장 등 AI 전문가들도 투자했다.

뉴욕타임즈는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지갑을 닫는 가운데 일부 생성AI 기업에는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며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했고 3월에는 캐릭터AI가 1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억 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분석했다.


"AI로 홍보리뷰 차단한다" 모질라, 페이크스팟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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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폭스 웹 브라우저 운영사인 모질라 재단이 가짜 후기를 식별하는 서비스를 만든 페이크스팟을 품는다.

페이크스팟은 쇼핑몰에 올라온 후기가 실제 사용자가 작성한 것인지,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가짜 후기인지 구분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AI와 ML(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후기의 유사성과 패턴을 파악,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리뷰를 선별한다.

모질라재단은 "모든 주요 웹 브라우저와 모바일 기기에서 페이크스팟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페이크스팟의 기능을 통해 가짜 후기를 차단함으로써 파이어폭스 고객이 고품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크스팟 이용자는 반품 빈도가 낮다. 반품배송이 적기 때문에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모질라재단은 신뢰할 수 있는 AI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월 오픈AI 스타트업 '모질라AI'를 설립하고 3000만 달러(약 388억원)를 투자했다. 페이크스팟 인수도 모질라AI 설립 취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모질라 재단의 회장이자 모질라AI의 책임자인 마크셔먼 대표는 "우리는 5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AI에 대해 연구를 해왔다"며 "다른 기업들이 AI의 신뢰도에 큰 관심이 없다고 느끼고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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