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억불, 구글 3억불, 아마존 40억불 투자…어떤 기업이길래?

[글로벌 스타트업 씬] 9월 5주차
  • 2023.09.30 09:00
  • 앤트로픽을 함께 창업한 다리오 아모델라 CEO(왼쪽)와 그의 누이인 다니엘라 아모데이/사진=세일즈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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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을 함께 창업한 다리오 아모델라 CEO(왼쪽)와 그의 누이인 다니엘라 아모데이/사진=세일즈포스
구글에 이어 아마존까지 미국의 한 AI(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대체 이 회사의 무엇이 '빅테크'들의 마음을 샀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앤트로픽(Anthropic). 지난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대 40억달러, 우리 돈 약 5조300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을 앤트로픽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12억5000만달러를 우선 투자하고 향후 27억5000만달러를 추가투자할 전망이다.



오픈AI 뛰쳐나와 만든 이 회사, 최대 라이벌로


앤트로픽은 이미 수많은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SK텔레콤이 앞서 8월,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했다. SKT와 앤트로픽은 한국어, 영어, 독일어 등 다국어 LLM(거대언어모델)을 통해 통신사 특화형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3억달러를 내고 앤트로픽 지분 10%를 확보했다. 세일즈포스도 주요 투자사다. 그런데 아마존은 이를 훌쩍 넘어 최대 40억달러 수준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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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앤트로픽 웹사이트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들이 창업했다. 오픈AI처럼 생성형 AI를 개발한다. 이 회사의 생성형 AI '클로드'(Claude)는 '챗GPT'에 필적할 AI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GPT-3를 개발한 재러드 카플란과 함께, 남매 사이로 각각 오픈AI에서 근무했던 다리오와 다니엘라 아모데이 등이 앤트로픽의 창업 주축이다.

앤트로픽은 AI의 숙제인 도덕성 논란에 도전한 모델로 주목받는다. 이 회사는 이른바 '헌법 AI'라는 규범을 적용, 인공지능의 유해성을 개선한 걸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백악관에 주요 AI 기업을 불러 논의했는데 여기 초청받은 4개사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그리고 앤트로픽이다. 오픈AI의 최대 라이벌이란 평가가 빈말이 아닌 셈이다.

오픈AI는 2015년 설립 당시 안전한 AI 기술을 연구하는 등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다. 그러나 2019년 개발에 필요한 수십억달러의 투자금을 받고 고급 AI 인재를 채용하려 비영리 구조를 벗어났다. 외신은 이에 대해 오픈AI가 '안전한 AI'라는 이상보다 수익을 추구할 거란 내부 우려를 낳았고, 이 과정에서 이탈한 인재들이 앤트로픽을 설립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투자로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기술을 자사 아마존웹서비스(AWS)에 폭넓게 도입한다. 또 앤트로픽은 자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가 아닌 AWS 자체개발 칩을 쓴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AWS는 이제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자체 반도체 설계는 물론, 'MS-오픈AI 동맹'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전쟁이 보다 격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앤트로픽이 기존 투자사인 구글, SKT와 어떤 관계를 가져갈 지도 관심이다.



오픈AI, 구주 매각 추진..기업가치 800억~900억달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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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먼 오픈AI CEO/사진=뉴시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존 주식(구주)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오픈AI 기업가치가 최대 900억 달러(121조 원)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에 매각될 오픈AI 구주는 수 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식 매각은 신주 발행이 아니라 오픈AI 직원들이 보유한 기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다.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오픈AI가 직원 보상 차원에서 구주를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 챗GPT를 공개하며 세계적인 AI 열풍을 일으켰다. 오픈AI 기업가치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때 290억달러 수준이었다. 900억달러라면 1년도 되지 않아 세 배 가량 커진 셈이다.

이 정도 기업가치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바이트댄스(틱톡)에 이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는 세 번째로 큰 기업가치에 해당한다. 이런 기업가치 수직상승 덕에 마이크로소프트(MS)도 웃음지을 전망이다. MS는 현재 오픈AI 지분 49%를 갖고 있다.

오픈AI는 챗GPT를 무료로 내놨지만 월 구독료 20달러인 유료 서비스 '챗GPT 플러스'를 출시했다. 오픈AI 측은 "올해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하고, 2024년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더 올릴 것"이라고 밝힌 걸로 전해졌다.

오픈AI는 구주 매각과 별도로 소프트뱅크 등 대형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손정의 명예회복? '맵박스' 2.8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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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지난해 대규모 투자손실로 체면을 구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자신감을 찾은 걸까.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AI 위치정보 기술 스타트업 맵박스(Mapbox)에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맵박스는 최근 2억8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라운드를 이끌었다. 맵박스의 기술은 자율주행 성능과 안전성을 높일 걸로 기대된다. 때문에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이미 협력 중이다. 2010년 창업한 맵박스는 이로써 6억달러의 누적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회사 ARM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재미를 봤다. 그 직후 또 한 번 AI 부문에 투자를 하면서 보폭을 넓혔다. 손 회장은 "방어적 투자" 모드에서 벗어나 "AI 분야를 리드하겠다"고 다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시장에선 손 회장이 ARM 투자성공으로 실탄을 확보하면서 자신의 '약속'을 지킨 걸로 풀이했다. "AI 광풍"이 꺾일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관련 투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분간은 스타트업 관련 신규투자에 AI가 핵심화두가 될 전망이다.



데이팅앱 CEO 다음 도전은 '젠지' 위한 챗봇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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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 예고 영상/사진=미노(Meeno)
소셜 데이팅앱 '틴더' CEO(최고경영자) 출신이 새롭게 주목한 시장도 '외로움'이다.

틴더(매치그룹) 첫 여성CEO 출신 르나타 니보그가 퇴사 후 시작한 스타트업 미노(Meeno)가 주목받고 있다. 일종의 AI 챗봇 친구를 개발하는 미노는 최근 미노는 390만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이걸 세콰이어(Sequoia) 캐피털이 주도했다.

세계적 벤처캐피탈인 세콰이어가 선택하면서 미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다. 이로써 미노는 총 500만달러의 시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니보그는 Z세대(젠지)로 불리는 18~25세 앱 이용자들이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걸 포착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챗봇친구 서비스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미노가 여러가지 관계맺음에 대한 '퍼스널 멘토'가 될 것이라며 "가상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노는 올 12월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은 아이폰부터다. 타깃인 Z세대에 아이폰 인기가 강한 걸 고려했다. 다른 AI 서비스들이 그렇듯 미노 역시 젊은 세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답변을 하는 등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숙제라고 테크크런치는 전망했다.

한편 니보그가 몸담았던 틴더는 코로나19 등 비대면 상황에서 데이팅앱으로 화제를 끌었으나 팬데믹이 끝난 지금은 상황이 좋지않다. 매치그룹은 2021년 9월, 니보그를 첫 여성 CEO로 끌어올렸으나 니보그는 1년만인 지난해 8월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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