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대신 설탕대신, 비건푸드로 亞 꿀꺽"

[스타트UP스토리]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 "아이들 건강 위해 급식에 대체육 공급 목표"
  • 2021.01.28 04:00
  • 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 /사진제공=바이오믹스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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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 /사진제공=바이오믹스테크
“서구권에는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 등 식물성 대체육 전문기업들이 있지만 아시아의 맛을 구현한 기업은 아직 없습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으로 아시아 비건푸드 대표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고기대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기대신’은 콩에서 식용유를 짠 후 단백질을 분리하고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로 고기의 향과 맛을 구현한 비건(Vegan·채식주의자) 식품이다. 떡갈비, 제육볶음, 양념갈빗살 등 10개 라인업을 갖췄다.

윤 대표가 비건푸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0여년 전 중학생 딸이 비건을 선언하면서다. 윤 대표는 “딸이 육류소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려 환경을 파괴한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비건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미국에서도 출시된 비건푸드가 적어 직접 음식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윤 대표는 간헐적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다. 과거에 채식주의가 강력한 신념의 표출이었다면 지금은 기후변화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설탕 뺀 요거트 아이스크림 창업, 한국에서 선보인 '설탕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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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한 윤 대표는 유학 중이던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요구르트파우더기업 ‘요플레버’(Yoflavor)를 설립하고 비건푸드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유와 설탕 대신 콩과 천연 대체감미료 스테비아를 넣어 만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회사였다. 당시 윤 대표는 300여종의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07년에는 체인점 ‘뚜띠 프루띠 프로즌요구르트’(Tutti Frutti Frozen Yogurt)를 론칭, 7년 만에 45개국에 약 900개 매장을 둔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비건푸드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경험한 윤 대표는 2014년 요플레버를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에 매각하고 국내에 바이오믹스테크를 설립했다. 국내에서도 천연 대체감미료와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미국에서는 단맛의 소재로 설탕 대신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등 대체감미료 사용이 늘었지만 한국에는 관련 제품이 출시된 것이 없었다”며 “또한 한국인들이 만두, 돈가스, 치킨너깃 등 고기 베이스의 냉동식품을 즐기는 만큼 비건푸드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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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믹스테크의 '대신' 시리즈


'설탕대신 스테비아', 작년에만 100% 성장..코로나19가 기회


윤 대표는 2018년 첫 제품 ‘설탕대신 스테비아’를 선보였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기존 스테비아의 쓴맛은 최소화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설탕맛을 구현한 것이 주효했다. 제품 출시 첫해 바이오믹스테크는 매출 17억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42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00%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광고모델 없이 입소문만으로 올린 성과다. 현재 ‘설탕대신 스테비아’는 이마트트레이더스를 비롯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에서 판매한다.

윤 대표는 “‘설탕대신 스테비아’의 구매층이 다이어트를 원하는 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구매는 40~60대가 많이 한다”며 “설탕보다 당도가 높은 반면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다는 장점이 어필한 것같다”고 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도 제품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비만 등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대신 스테비아’ 같은 저칼로리 제품을 찾는 수요가 덩달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올해 ‘설탕대신 스테비아’를 활용해 다양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스무디킹, 이디야와 협력해 제품을 출시했고 율무차, 쌍화차, 핫초코 등 다양한 차 제품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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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믹스테크의 '고기대신' 시리즈


'고기대신'의 급식 시장 진출 목표, 올해 품목 다각화의 원년


윤 대표는 오는 2월 경기 남양주시에 짓는 2공장이 완공되면 식물성 대체육 ‘고기대신’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알토스벤처스, 에이티넘파트너스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시리즈A 투자도 받았다. 우선 ‘고기대신’ 제품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소, 돼지, 닭고기 외에 스팸맛까지 구현한 제품을 개발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협업해 라이선스를 활용한 ‘고기대신’ 육포 출시도 앞뒀다. 건강식이란 점을 앞세워 급식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성장촉진제, 항생제 등이 투여된 고기는 아이들의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고기대신’을 급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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