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0만마리 떠나…반려동물도 존엄한 마무리를"

[스타트UP스토리]권신구 21그램 대표 "반려동물 장례율 20%→80%로 끌어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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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구 21그램 대표/사진제공=21그램
“수의학계에선 매년 사망하는 반려동물을 65만~70만마리로 추정하는데 이중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반려동물은 14만~15만마리로 추산됩니다. 반려동물 장례율을 80% 수준까지 높이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권신구 21그램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반려인들이 합법과 불법업체를 구별하기 쉽지 않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을 잃고 힘들어하는 반려인들을 위해 국내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017년 4월 설립된 21그램은 반려동물 장례예약 중개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3년여 동안 21그램을 통해 반려동물 장례를 치른 반려인은 2만여명에 달한다.

21그램은 지난 11월부터 사업방향을 전환, 반려동물 장례식장 직영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운영한 반려동물 중개서비스 플랫폼은 무료서비스로 전환해 한국동물장례협회와 함께 ‘e동물장례정보포털’을 만들어 전국 반려동물 장례식장 정보와 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동물장묘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허가를 받아야 운영할 수 있다. 창업 당시 전국적으로 10여개 남짓이던 합법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현재 50여곳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승합차 등에 소각시설을 설치하고 이동식 화장장 형태로 불법영업을 하는 등 아직 불법과 합법이 혼재한다.

권 대표는 “반려동물 장례율을 높이기 위해선 믿을 수 있는 장례식장 시설이 많이 생겨야 하는데 기존 시스템에선 한계를 느꼈다”며 “가족사업으로 운영하면서 예약을 수기로만 관리하거나 동물병원을 찾아다니면서 덤핑영업을 하는 등 개선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인과 장례식장을 ‘연결’만 하는 구조로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힘들다고 느껴 기존 플랫폼은 공공포털로 전환하고 직접 사업에 뛰어들어 장례문화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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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21그램은 1999년 설립된 국내 최초 반려동물 장례식장 ‘아롱이천국’ 건물을 인수해 보수한 뒤 지난 11월 새 장례식장을 개설했다.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1층은 장례식장, 화장로, 루세떼제작실, 2층은 봉안당으로 구분된다. 이용요금은 기본가 기준 15㎏ 미만 동물은 25만원, 15㎏ 이상은 45만원으로 일괄적용된다. 개나 고양이뿐 아니라 반려인이 정을 주고 키운 모든 동물이 반려동물이다.

권 대표는 “지난 3년여간 반려동물 장례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개나 고양이뿐 아니라 햄스터·고슴도치·앵무새 등 다양한 반려동물의 장례식을 지원했다”며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을 잃고 나면 ‘어린 자식을 잃은 것같다’고 할 정도로 슬픔을 느끼기 때문에 전문화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21그램은 ‘아롱이천국’을 인수하면서 기존 납골당에 보관됐던 700기의 유골함 관리도 이어받았다. 반려인들은 3~5년 정도 납골당에 반려동물 유골을 안치하다 적당한 시기에 산이나 바다에 뿌려 돌려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유골은 20년 이상 안치돼 있기도 하다.

21그램은 최근 반려동물용품 전문업체 '펫츠비'와 와디즈 파트너스로부터 2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를 기반으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함께 장례산업도 함께 커졌지만 아직 업계에 신뢰할만한 데이터도 집계가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e동물장례정보포털'과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한 장례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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