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관리솔루션으로 세계 최대 해운사 홀린 韓스타트업

[스타트UP스토리]곽성복 플리트업 대표 "글로벌 상용차 시장서 오라클·MS 등과 경쟁"
  • 2020.10.10 08:00
  • 곽성복 플리트업 대표/사진제공=플리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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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복 플리트업 대표/사진제공=플리트업
"코로나19(COVID-19)로 기업들의 계약이 지연되면서 타격이 있었지만 유통, 물류, 건설 수요가 늘면서 두 달 만에 회복세로 돌입했습니다. 도시가 봉쇄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슈퍼마켓 재고는 다 채워져 있어야 하니까요."

곽성복 플리트업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로 인해 이커머스를 통한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고도화된 차량관리솔루션을 찾는 기업들이 더 많아졌다"며 이렇게 밝혔다.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플리트업은 기업을 대상으로 구독형 차량관리 소프트웨어(B2B SaaS)를 서비스하는 회사다. 법인명은 '트루라이트 트레이스'(Truelite Trace Inc)이지만 글로벌 상호명(DBA)으로 플리트업을 사용한다. 국내 중견기업인 휴맥스가 2017년부터 시드 단계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2019년 12월에는 추가로 281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지분율 38.05%)가 됐다.

플리트업은 건설이나 물류 등 상업차의 운행경로나 운행 중 발생하는 사건·사고, 차량 온도, 연료소비 현황 등을 확인해서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솔루션 기업들이 2~5분마다 위치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과 달리 10초마다 위치정보를 제공해 사실상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곽 대표는 "회사가 개발한 OBD(On-Board Diagnostics) 기기를 장착하면 연비 계산과 누적 마일리지, 운전 경로, 운전 습관, 엔진 상태, 배터리 상태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며 "운전자가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제대로 파악해 가고 있는지, 엔진 공회전을 몇 분이나 했는지 등 운전자의 운전 습관 전반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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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현재 900여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주로 육상 운송업체를 타깃으로 영업활동을 했지만 최근에는 차량 보험회사나 해상운송 회사들까지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거나 도입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aersk)사도 플리트업의 고객이다.

곽 대표는 "플리트업이 기존 솔루션들보다 훨씬 더 고도화된 기능을 갖췄지만 그간 시장에선 비슷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비용절감이나 리스크관리 필요성을 더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륙국가이면서 물류 운송이 쉽지 않고 기름값이 비쌀수록 우리 솔루션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며 "미국·멕시코·칠레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중동이나 유럽 등 신규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빌리티 분야 B2B SaaS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현재로선 플리트업이 유일하다.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이 강자로 자리잡고 있는 시장으로 영업이익률이 80%에 육박하는 시장이다. 회사가 고객사에 OBD기기를 제공하고 월 20~40달러 정액제 요금을 과금하는 구조로, 장기간 사용하는 기업고객이 늘어날수록 회사의 수익성도 높아진다. 플리트업은 연말까지 2500만달러를 목표로 시리즈B 투자 유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곽 대표는 "'자율주행이나 차량공유처럼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지는 않지만 성장성·수익성 측면에선 성공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은 분야"라며 "국내 스타트업들이 모빌리티 생태계를 좀 더 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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