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판례 맞춤 검색, 재판승소 확률 예측

[스타트UP스토리]이진 리걸텍 대표 인터뷰…판결문 검색서비스 '엘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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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리걸텍 대표/사진=이민하 기자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재판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입니다. 대부분 정확한 확률보다 경험에 의존해 답하는 게 보통입니다. 리걸테크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소송을 맡기 전 사전단계에서 이미 유사 판례 조사로 승소 확률을 예측하고 최적화된 전략을 의뢰인에게 제시합니다.”

이진 리걸텍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의뢰인에게는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변호사에게는 판례 조사에 쓰이는 시간과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 업무효율을 높이는 리걸테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5월 설립된 리걸텍은 법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리걸테크’ 스타트업이다. 판결문 검색서비스 ‘엘박스’를 운영한다. 올해 3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엘박스는 네이버나 구글처럼 간편히 원하는 판례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판결문 내 단어, 문장, 표현 등을 중심으로 원하는 판례를 검색할 수 있다. 판결문의 특정부분을 마우스로 긁어 그 내용과 유사한 판례만 찾아볼 수도 있다. 지난달 기준 변호사 등 계정등록자 수는 2400명, 누적 이용자 수는 3만2000명이다.

이 대표는 “한 해 650만건 이상의 소송이 발생하고 이중 150만건은 판결문 형태로 결정되지만 온라인에서 공개된 판례는 전체 누적 8만건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그나마 공개된 정보들도 읽기 편하게 가공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활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1,2심·대법원 판례, 공정위·금융위 등 유권해석도…내년 100만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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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엘박스에는 국내 법원 판례 25만여건이 등록됐다. 매주 1500여건을 신규 등록한다. 법리 중심인 대법원 판례뿐 아니라 사실관계를 따지는 1·2심 판례들도 갖췄다. DB(데이터베이스)에 없는 판례도 요청하면 바로 찾아내 등록한다. 내년 말까지 판례 등을 누적 100만건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판례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의 유권해석 사례도 늘려갈 예정이다.

엘박스는 변호사에 맞춤한 첨단 ‘슈트’(정장·소송)라고 이 대표는 비유했다. 그는 “변호사들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자료업무에서 벗어나 법 논리 개발과 중장기적인 소송전략 수립에 집중하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점차 데이터가 고도화하면 사례, 유형 등 조건만 입력해도 승소금액 범위별 확률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규모는 6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350조원 규모의 미국 대비 60분의1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변호사의 지원을 받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변호사 없이 진행하는 ‘나홀로 재판’이 70%에 달하는 탓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진행하는 소송이 정말 많은 편”이라며 “엘박스가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면서 변호사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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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리걸텍 대표/사진=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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