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수익 0원, 대기업 광고 거절…당근마켓이 돈 버는 법

[스타트UP스토리]김재현 대표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앱 아냐…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목표"
  • 2020.09.25 04:00
  •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사진제공=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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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사진제공=당근마켓
“당근마켓의 비즈니스모델은 지역 기반 광고입니다. 카카오, 네이버 등 포털은 온라인 전체를 광고 대상으로 삼지만 동네 주민을 타깃으로 한 광고는 당근마켓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지역 소상공인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기업 브랜드에서 광고제안이 와도 거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근마켓은 김재현 대표가 카카오 재직 시절 떠올린 사업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당시 경기 판교에 있는 사내 중고거래장터가 활발히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서 당근마켓의 전신인 ‘판교장터’를 론칭했다. 판교지역 IT(정보기술)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중고거래 앱(애플리케이션)인 판교장터는 당근마켓으로 개편되면서 지역주민들까지 아우르는 모바일 ‘중고장터’가 됐다. 이후 전국 대상 서비스가 된 것은 2018년 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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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은 지난 8월 기준 MAU(월간순방문자수)가 1000만명을 기록했다.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해 5년여 만에 거둔 성과다. 그러나 정작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중개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0원이다.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는 서비스 초기 이용자를 늘리고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한 초기 기능일 뿐이다. 김 대표는 “당근마켓이 거래플랫폼보다 동네 커뮤니티 서비스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근마켓에 광고를 하기 위해선 지역 기반 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동네 세탁소나 동네 카페·미용실·동물병원·헬스장 등이 당근마켓이 원하는 광고주다. ‘배달의민족’이 음식점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었다면 당근마켓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동네 주민을 묶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동네와 연관성이 있는 콘텐츠만 광고제안을 받아들인다”며 “국내에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업체 수가 300만곳 넘는다고 하는데 현재 당근마켓에 입점한 업체는 8만곳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아직 지역광고 서비스 매출이 본격화하진 않았지만 당근마켓은 월 1000만명이란 이용자를 앞세워 소상공인·자영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근마켓의 광고비는 지역, 카테고리, 기간, 반복노출 횟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1000회 노출당 평균비용(CPM)이 2000~3000원선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지역광고는 거래반경을 제한하는 중고거래와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 주민들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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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당근마켓
김 대표는 “당근마켓의 최대 거래반경은 거주지 기준 6㎞(인구밀도가 낮은 지방의 경우 최대 20㎞)로 설정했고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같은 경우 반경이 2~3㎞ 이내까지 줄어든다”면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이용자들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적용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동네 기반 커뮤니티를 지향하다 보니 당근마켓에선 이용자들의 방문당 평균 체류시간이라는 지표를 유심히 살핀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은 한 달에 평균 2시간56분 동안 앱에 머무른다. 이는 미국의 지역 기반 플랫폼 ‘넥스트도어’의 평균 체류시간을 40분 앞서는 수치다.

이달 초 선보인 ‘동네생활’은 온라인 동네 사랑방에 가깝다. ‘강남구 근처 어깨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를 추천해달라’ ‘○○주차장 앞에서 새끼고양이를 발견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등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동네 주민들의 다양한 글이 올라온다.

김 대표는 “이후에도 동네에서 열리는 다양한 클래스를 소개한다거나 구인구직, 모임 등을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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