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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출석하고 투표까지" 주먹구구 재건축 총회판 갈아엎었다

[스타트UP스토리] '총회원스톱' 서비스 개발한 레디포스트 곽세병 대표
  • 류준영 기자
  • 2022.05.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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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포스트 곽세병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완벽한 법적 효력을 지닌 온라인 주거정비·집합건물 총회서비스가 생겼다. 지난해 법령개정으로 재건축·재개발총회에서도 전자투표가 가능해지자 그 기회를 엿보고 등장했다. 총회 전용 온라인 서비스 '총회원스탑'이 바로 그것.

보통 오프라인에서 재건축·재개발 총회를 진행하려면 4주 이상의 준비기간이 걸린다. 비용은 장소임대 및 인건비 등을 포함해 평균 7000만원을 웃돈다. 총회원스탑은 이처럼 복잡하고 많은 자원이 필요한 총회업무를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해 간편하게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국내 공인기관들과 제휴 및 시스템 연동을 통해 법적 효력을 지닌 전자서명·투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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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개발한 서울산업진흥원(SBA)에 입주한 스타트업 레디포스트의 곽세병 대표(사진)는 "총회 참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60대 이상이 코로나19(COVID-19)로 인터넷 이용을 어렵지 않게 하게 된 데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늘자 총회 준비기간을 줄이고 비용 등을 아끼려는 곳에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대학 졸업 후 SK플래닛 공채 1기로 입사,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며 핀테크(금융기술)·빅데이터 분야 내공을 9년간 갈고 닦았다. 그가 주도적으로 상품기획·개발을 이끈 서비스는 11번가 페이, 원스토어 결제시스템, 고객의 취향과 필요에 맞게 개인화된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레코픽' 등이다.

고객 분석과 ICT서비스 활용에 일가견이 있던 그는 2019년, 38세가 되던 해 창업을 마음먹는다. 첫 번째 사업아이템은 집합건물 종합 관리 플랫폼인 '단지발전소'다. 관리비 자동결제, 아파트 장기수선관리, 비대면 민원등록·처리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유용했지만, 얼마 못가 문을 닫았다. 투자 문제로 주주와 갈등이 생기면서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투자도 투자지만 개발 속도도 느렸고 좋은 인력도 구하기 힘들었죠. 스타트업을 한다는 건, 대기업에서 일하던 방식과는 완전히 딴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재기에 나선 건 사업을 접은 뒤 2년 후다. 단지발전소를 구축하는 동안 비효율적·비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총회의 단면을 봤고, 마침 코로나19로 대면 총회가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의 집합건물 개수는 아파트보다 많지만 소유자들은 월세만 꼬박꼬박 입금되면 나머지는 신경을 거의 안 쓰셨어요. 수익형 부동산이다 보니 관리인이나 입주자 대표 선임 등에 관심이 비교적 떨어질 수 밖에 없었죠. 그런 허점을 노리고 관리인들의 횡령 등 불법이 횡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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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원스톱 서비스 예시

현행법상 집합건물은 2년마다 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절반 이상 소유자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정족수 확보가 쉽지 않고 위임장을 조작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총회원스탑을 설계했다는 게 곽 대표의 설명이다. "빠르게 위임도 받고 투표도 할 수 있게 서비스했더니 재개발·재건축, 지역주택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저희한테 문의를 많이 해오셨어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공사비가 수천억에서 조단위까지 크다 보니 총회 한 번에 1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도 무감각했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총회원스탑은 이런 낭비를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 투표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투표 결과도 투명하게 PC와 모바일로 제공한다는 점은 고객사들의 대만족을 이끌었다. 총회원스탑에서 이제껏 진행한 주거정비 건물의 평균 전자투표 참여율은 약 7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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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포스트 곽세병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무엇보다 총회원스탑은 국내 최초로 법적효력을 가진 전자서명·투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KT, 하나금융IT, HDC 아이서비스, 법무법인 조율 등의 공인기관들과 제휴해 법적 인증이 필요한 본인 인증, 전자문서 송수신 인증, 전자문서 위변조 방지 및 보관 등을 현행법에 맞게 개발했다. "전자문서법이 요구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전자문서의 공정성·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소송 시 패소할 확률이 높아요. 그런데 이런 허점을 가진 서비스들이 시중에 정말 많습니다."

지난해 8월 총회원스탑을 선보인 레디포스트는 최근까지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조합 등 100여개 주거정비·집합건물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앞으로 △등기부등본 등 실물우편물 제작·발송서비스 △전자문서 보관·출력서비스 등을 추가해 총회 전용 올인원 서비스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곽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1기 신도시 재정비 등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종합적인 도시 재정비 계획을 수립해 재건축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온라인 총회서비스를 더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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