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기사

'中 해킹사건'에 문 닫을 뻔한 기술벤처...'이것' 덕에 다시 날았다

[스타트UP스토리]'K-선도 연구소기업' 아이준 황운성 대표 "AIoT 기술 고도화로 세상 변화 이끌 것"
  • 류준영 기자
  • 2021.12.30 04:30


image
영상과 이벤트를 연계한 휴먼에러 대응 시스템/자료=아이준
#"배추 4포기와 파 한 단을 주문했는 데 양파가 왔어요." 한 농산물 유통센터에 오배송 민원이 접수됐다. 직원이 스마트물류시스템 내 블랙박스에서 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분류작업 중 직원의 실수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즉각 해당 소비자에게 재발송 조치하겠다고 알린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터넷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자동화 물류시스템도 고도화되고 있지만 일부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특히 주문 상품을 분류해 상자에 넣는 과정에서 이런 '휴먼에러'가 종종 발생한다.

image
아이준 황운성 대표/사진=아이준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황운성 아이준(130호 연구소기업) 대표는 "'영상과 이벤트를 연계한 휴먼에러 대응시스템'의 견적을 국내 한 대기업에 넣어둔 상태"라고 밝혔다. 이는 배송 물품 분류 선반 위에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가 적용된 카메라를 장착해 주문서 대로 상품이 정확하게 분류·포장됐는지를 확인한다.

국립한밭대로부터 영상·이미지센서·전송기술을 이전 받아 창업한 황 대표는 낭패할 뻔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연구소기업의 끈질긴 생존율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창업 초창기 우여곡절 스토리는 이랬다.

아이준의 첫 사업아이템은 폐쇄회로(CC)TV와 AIoT( 사물지능융합기술) 기반의 홈시큐리티였다. 그런데 시장 출시를 앞둔 무렵, 중국발 해킹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집에 출입자를 확인하고 반려동물을 관찰하는 용도로 쓰여야 할 카메라에 일상이 털리면서 사생활 노출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 황 대표는 "그땐 당장에 뾰족한 대안이 안 보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기술력에 자신있던 그는 기존 사업 아이템을 포기하고 방향을 전환하는 이른바 '피봇팅'(pivoting)을 시도한다. 기존 기술 기반으로 다른 응용처를 빠르게 찾아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었다.

먼저, 사업모델을 틀어 기존 공장 노후화·공정 장비 오류 등을 감지하는 용도로 변경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공장에 설치한 AIoT 기반 CCTV를 통해 기기 가동 현황, 전력선 및 배전반 모니터링, 부품 파손·교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황 대표는 "하자 부위는 원거리 열감지로 온도 상승이 감지돼 발전기 등 거대 공장 결함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한전을 비롯해 안산 산업단지 등에 납품을 앞뒀다"고 말했다.
image
축산 농가 입출입 차량 정보 인식·관제 플랫폼/자료=아이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가축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축산 농가 입출입 차량 정보 인식·관제 플랫폼'도 만들었다. 만약 사료배송차가 다녀간 축산농가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 축산농가에선 해당 배송차의 차량 번호를 인식, 자동 차단하게 된다.
image
통신 기지국 예지보전 시스템/자료=아이준
'통신 기지국 예지보전 시스템'도 내놨다. 전국 산, 고속도로에 설치돼 있는 통신 기지국은 작업자가 일일이 찾아가 유지·보수하기 어렵다. 이런 시설이 4000여곳 정도 된다고 한다. 이를 AIoT 기반 CCTV로 24시간 촬영하며 관리하는 것이다. 황 대표는 "원래는 안테나나 전력 부품 작동, 화제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는 용도지만, 기지국에 설치된 고가의 구리선을 훔쳐 거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 이를 막고자 시스템을 주문하는 회사들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웃픈' 뒷이야기가 있는 이 시스템엔 인체감지센서도 부착돼 있다.

image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건설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타워크레인 강풍 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는 타워크레인 상단에 장착된 풍속·풍향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환경정보를 무선으로 재해종합상황실로 전송, 이를 AI로 종합 분석해 실시간으로 안전여부를 판단하고 현장에 통보해 준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를 세종시 신도심 건설 현장 내 운영 중인 타워크레에 시범 적용하고 있다.

아이준은 이 같은 성과를 통해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지정한 'K-선도 연구소기업'에 뽑혔다. 이는 정부가 기술 고도화를 지원해 코스닥에 상장시켜 기술특화형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황 대표는 "기술 고도화를 위해 퀄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등의 글로벌 칩셋 밴더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서비스를 다양하게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연구소기업의 3년차 생존율은 86.8%로 일반기업(41.5%)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5년차는 75.0%로 일반기업(28.5%)와는 약 2.5배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연구소기업은 대학 및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의 직접 사업화를 위해 자본금의 10% 이상을 출자해 특구 안에 설립한 기업을 말한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