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로 3만5000명이 찾은 정신건강상담앱

[스타트UP스토리]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 "트로스트, 3040 남성고객 급증...내년 대면상담도"
  • 2020.10.19 06:03
  • 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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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 유행 이후 30~40대 남성의 정신건강 전화상담 고객이 확연히 늘었습니다. 고민 키워드로는 분노, 트라우마, 상실 등이 10% 정도 늘었습니다.”

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30·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심리상담 앱(애플리케이션) ‘트로스트’를 이용하는 고객의 변화를 이같이 밝혔다.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했다.

김 대표가 2016년 창업한 휴마트컴퍼니는 모바일로 정신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트로스트는 심리상담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 한국상담심리학회 또는 한국상담학회 자격증을 보유한 상담사들과 비대면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등록된 상담사는 140명이며 이중 80여명이 실제 활동한다. 이용자는 고민 키워드에 따라 추천된 심리상담사 중 경력, 학력, 리뷰 등을 확인한 후 선택할 수 있다. 1회당 50분 정도 텍스트(채팅) 또는 전화로 대화를 나누며 이용자는 익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된다. 유료상담 고객이 누적 3만5000여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올해 1월만 해도 고객은 20~30대 여성이 대부분이었고 교포나 유학생이 일부 있는 정도였는데 코로나19 유행 이후 남성 고객의 비중이 20% 가까이 상승했다”면서 “상담센터에 가던 분들이 전화상담(비대면)으로 전환한 것 아닌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트로스트 이용고객은 올 상반기 기준 △20~30대 여성 75% △30~40대 남성 18% △기타(해외유학생, 교포, 주재원 등) 7%다. 특히 30~40대 남성의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15%포인트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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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현재 감정에 대한 질문에 분노, 상실 등의 키워드가 증가한 것을 볼 때 사람들이 화가 많이 쌓여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해고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단절에 대한 트라우마, 죽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불안함에서 시작된 감정이 답답함과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점점 무력감, 외로움, 우울함으로 번지는데 이를 방치하면 공황, 자해 등의 정신건강 문제로 심화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대학생 시절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갈등, 부모님과의 충돌, 대인관계 문제 등이 한꺼번에 닥치면서 우울감을 겪었다. 친구들은 그저 괜찮다고 했지만 괜찮지 않았다. 관련 책에서는 나에게 딱 맞는 치료법을 찾기 쉽지 않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대학교 내 상담심리센터를 찾았고 전문적인 상담을 무료로 10회 받았다.

김 대표는 “학교 내 상담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무언가 좀 부족해 사설 상담센터를 다시 찾아 1회당 5만~8만원의 유료상담을 더 받았다”면서 “총 3개월 정도 상담받았을 때 상담사가 더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마음의 근육을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총 10개월간 심리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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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전문상담사의 도움이 컸다는 얘기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의 상담권유를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대표는 그때 전문가를 찾아간다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비대면 심리상담 트로스트를 시작한 이유다.

김 대표는 트로스트가 직장인들의 해우소 역할을 해주는 온라인 직장인 카페나 모바일앱과 차이에 대해 “온라인 직장인 카페나 모바일앱은 고민을 얘기하는 익명의 직장인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지만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며 “트로스트는 심리상담 전문가가 구조화된 대화를 통해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트로스트를 이용하는 기업 및 단체는 LG화학, 제주항공 등 15곳에 달한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으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를 활용하는 임직원은 전체의 5~7% 수준이다.

김 대표는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이 국내 300만명 정도"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트로스트 고객이 오프라인 상담센터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는 11월에는 병원과 약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와 향초, 건강기능식품 등 셀프케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몰을 론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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