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스타트업 OUT!'…2050 탄소중립 위해 美VC 뭉쳤다

[글로벌 스타트업씬] 4월 3주차


이제는 스타트업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벤처캐피탈(VC)들이 신규 투자 기업을 심사하는 단계에서 ESG 요소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 이미 투자한 회사도 탄소배출을 줄이도록 지원하기로 나섰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VC가 투자한 회사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후속투자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스타트업의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VC 23곳 가입한 벤처기후연합 "2050년까지 포트폴리오사 탄소중립 이행"


image
미국과 유럽 벤처캐피탈(VC)들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벤처기후연합(Venture Climate Alliance, VCA)을 25일(현지 시각) 출범했다. 이들은 자사 탄소배출량은 물론, 모든 투자포트폴리오 회사의 탄소배출량도 순제로로 줄이기로 결의했다.

VCA는 2030년까지 회사의 탄소배출량을 순제로로 줄이고 2050년까지 전체 포트폴리오 회사의 탄소배출량도 순제로로 줄이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탄소배출 순제로란 인위적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산림녹화, 공기중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흡수해 총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것을 말한다.

VCA에 참여한 회사는 타이거글로벌, 유니온스퀘어 벤처스 등 23곳이다. 이 중 5개 회사는 운용자산(AUM)이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폴리오 회사가 탄소배출 순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도록 지원하고 진행 상황도 투명하게 보고할 계획이다.

UCA는 출범과 동시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주관하는 캠페인 '레이스투제로(Race To Zero)에도 참여한다. 레이스투제로는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 및 기업, 학계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캠페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된 움직임이 국내에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정부는 'ESG 벤처투자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투자기업 발굴 및 심사단계에서 ESG 기준을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하지만 투자 의사결정이나 사후관리, 투자회수 과정에서는 권고사항에 그치고 있다.


유니콘 등극한 지 1년 만에 전체 인력 50% 구조조정


image
지난해 기업가치 10억달러로 평가받아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라피드(Rapid)가 전체 직원의 50%를 줄이고 있다. 사업 확장으로 무분별하게 늘렸던 인력을 줄이고 제품 개발 등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현지 시각)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지난주 취임한 마크 프렌드 라피드 대표는 "회사를 적당한 규모로 운영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며 "조직이 커지면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고객 만족을 높이는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피드는 기업이 사용하는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API란 개발자가 응용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다. 라피드는 시중에 퍼져있는 API의 검색과 관리를 편리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 여행, 오락, 교통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API를 제공하고 있다.

라피드는 지난해 3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주도한 시리즈 D단계 투자에서 1억 5000만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는 1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누적투자금은 2억 7329만 달러에 달한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인원은 115명이다. 영업, 인사,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부서의 직원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피드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직원 수는 2배 늘려 200명에 달했고 베를린에 유럽 본사를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해왔다.


VC 자금 없이도 사업 확장, 비결은 '크라우드 쇼핑'


image
전기자전거 키트 판매 스타트업 '스위치' 홈페이지
라피드처럼 대부분 스타트업이 투자혹한기를 맞아 사업 확장은 자제하고 본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수익성 확보보다 투자금에 기대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을 우선 시 해왔는데, 최근 투자시장이 여의치 않자 비용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영국의 한 스타트업이 VC 자금 없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리버 몬테규 스위치 대표는 23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를 통해 VC 자금 없이 '크라우드 쇼핑'을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크라우드 쇼핑은 대중으로부터 프로젝트 비용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에 이커머스 개념을 더한 것으로 일종의 선주문 공동구매 방식을 말한다.

스위치는 일반자전거의 일부 부품만 교체해 전기자전거로 변환하는 키트를 판매하는 영국의 스타트업이다. 앞바퀴를 모터휠이 탑재된 바퀴로 교체하고 배터리팩이나 페달 센서 등만 달면 된다.

몬테규 대표는 "크라우드 쇼핑모델은 수천만달러의 투자자 돈을 받아 재고로 쌓아두고 주문을 빨리 처리하는 일반적인 모델과 다르다"며 "사전 주문을 받아 제작하기 때문에 재고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위치의 전기자전거 키트는 전 세계적으로 7만대가 팔렸다. 몬테규 대표는 "미국 전기자전거 시장의 1.5%를, 영국에서는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억달러의 투자금을 받아 운영하는 회사와 비슷한 수치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일즈포스 CEO, VC 설립…4억 달러 펀드 조성


image
케이스 블록 전 세일즈포스 대표이자 스미스 포인트 캐피탈의 설립자/사진제공=세일즈포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피치북 등 주요 외신은 케이스 블록 전 세일즈포스 대표가 최근 VC 스미스 포인트 캐피탈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유동성이 메마른 상황이지만 블록 전 대표는 4억 달러를 목표로 첫 번째 펀드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스미스 포인트 캐피탈은 기업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신규 펀드의 약 75%를 매년 발생하는 매출이 5000만 달러에서 2억5000만 달러인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펀드의 주요 출자자는 클라우드데이터 회사인 서비스나우와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이자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설립자 데이비드 테퍼 등이 있다. 블록 전 대표는 대기업 임원의 인맥을 활용해 포트포리오 회사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자문 네트워크도 구성할 계획이다.

블록 전 대표는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에서 26년간 재직하며 북미 사업부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세일즈포스에 합류한 블록 전 대표는 2016년 대표 자리에 올라 마크 베니오프 창업자와 함께 회사를 이끌다 2020년 사임했다.

블록 전 대표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보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는 없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