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홀린 '0.3초' 광고 매칭기술…실적고민 앱 개발사도 '엄지척'

[스타트UP스토리]강율빈 애드엑스플러스 대표
  • 2023.02.20 08:27
  • 강율빈 에드엑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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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율빈 에드엑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무한의 계단'은 2015년 1월 출시된 장수 게임이다. 출시 초기 국내 1000만 다운로드, 월 이용자 330만명으로 인기도 끌었다. 그러나 출시 3년차부터 실적 지표가 크게 꺾였다. 유저들의 손바뀜이 빠른 모바일 게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그랬던 무한의 계단 실적이 반등한 건 2019년이다. 하루에도 수만개의 앱이 쏟아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만 8년이 되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광고 수익을 올리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무한의 계단'의 광고 수익 성과를 만든 건 강율빈 애드엑스플러스 대표(42)다. 수많은 서비스의 광고 수익을 개선하며 독자 설계한 알고리즘을 통해 앱 광고 기반 수익화의 틀을 닦았다.


0.3초만에 앱 광고 낙찰부터 전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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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강 대표가 애드엑스플러스의 전신인 애드엑스를 설립한 건 2016년이다. 강 대표는 "당시만 하더라도 앱으로 돈을 번다는 걸 생각하기 어려웠고, 앱 광고 생태계도 전무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옐로모바일에서 앱 광고 수익화 가능성을 봤고, 애드엑스를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애드엑스의 목표는 앱 광고 수익의 극대화다. 강 대표는 "기존 애드테크 업체들이 광고주의 광고 효과 극대화를 고민했다면, 애드엑스는 앱 개발사의 광고 수익 극대화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앱 광고는 광고주→DSP(광고주향 플랫폼)→광고 네트워크→SSP(매체향 플랫폼)→앱 순서를 거쳐 노출된다. 앱 개발사가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광고를 요청하면 SSP에서 광고 네트워크와 앱 사이에 맞는 광고를 매칭한다. 애드엑스의 역할이 바로 SSP다.

SSP의 경쟁력은 광고 네트워크의 데이터 및 알고리즘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광고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해 앱에서 요청하는 수십억 건의 광고 요청에 맞게 가장 비싼 광고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매칭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애드엑스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광고 입찰부터 낙찰, 전송까지 0.3초도 안돼 순식간에 끝낸다. 강 대표는 "앱 UI 에 따라 광고가 노출됐을 때 효과가 있는 광고 포맷이 다르고, 같은 포맷이라도 광고 네트워크별로 단가도 다르다"며 "빅테이터 기반 알고리즘으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매칭한다"고 말했다.

애드엑스 솔루션을 도입한 앱 개발사들의 광고 수익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애드엑스 고객사인 KT,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한글과컴퓨터, VP, 티온네트워크, 알서포트 등은 애드엑스 솔루션을 이용하며 높은 광고 수익을 올렸다. 이중 KT의 스팸 차단앱 '후후'는 애드엑스 솔루션을 도입한 월 기준 2배 가까이 광고 수익이 늘었다.


구글이 인정한 애드엑스 광고 수익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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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엑스플러스 주요 파트너사 /사진=애드엑스플러스 홈페이지
애드엑스의 광고 수익 극대화 기술은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퍼졌다. 현재 130여개 파트너사의 약 610개 앱과 모바일 게임에 서비스를 공급하며 앱 광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애드엑스의 실력은 구글에서도 인정했다. 지난해 6월 구글은 애드엑스를 공식 퍼블리싱 파트너(GCPP)로 선정했다. GCPP는 구글이 선정하는 퍼플리싱 파트너 중 최고 등급이다.

강 대표는 "수많은 앱이 생겨나면서 모든 앱 개발사를 구글에서 관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양한 앱 개발사와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안정적으로 광고 수익을 이끌어내고 운영해 온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엄격해지는 법과 제도의 변화에 맞춰 구글을 포함한 다양한 광고 네트워크 정책을 철저하게 지킨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애드엑스는 광고 매체인 앱 개발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꾸준히 트래픽이 유지되는 앱 개발사를 인수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직접 매출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엔플라이스튜디오를 시작으로 말랑, 코드독 등 총 6개 개발사를 인수했다.

강 대표는 "인수한 개발사의 인력은 3~5명 정도의 소규모로 광고 수익을 직접 챙기기 어려운 곳이다. 애드엑스가 인수해 수익화와 정산 처리를 담당하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며 "개발사 간 기술 교류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수익·솔루션으로 스타트업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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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율빈 에드엑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러다 애드엑스는 지난해 11월 게임 개발사인 넵튠에 흡수 합병됐다.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결정이다. 앞서 2020년 3월 카카오게임즈는 애드엑스에 172억원을 투자해 약 30%의 지분을 취득했고, 이어 2021년 콜옵션 행사로 최종 지분 53.5%를 확보하며 애드엑스를 인수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계열사인 넵튠과 애드엑스의 합병을 결정한 건 애드엑스의 모바일게임 광고 수익 솔루션과 노하우를 게임에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애드엑스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엔플라이스튜디오 등이 넵튠 자회사로 편입됐고, 광고사업부문은 물적분할돼 애드엑스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앱 광고 수익 극대화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강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뿐만 아니라 해외 트래픽을 갖고 있는 카카오 계열사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쪽에서도 잠재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드엑스는 2021년 선보인 기업용 채팅 솔루션 '톡플러스'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40~50개 파트너사들이 톡플러스를 이용하고 있다. 기존 대비 50% 이상 저렴한 서비스 비용으로 직접 솔루션 개발이 어려운 기업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강 대표는 "앱 광고 수익을 극대화해 파트너사가 생존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애드웍스 생태계에서 영세 앱 개발사와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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