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버지를 위하여'...욕창 예방 '스마트매트' 개발한 로봇박사

[스타트UP스토리]강현덕 서홍테크 대표
  • 2022.11.25 07:00
  • 강현덕 서홍테크 대표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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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덕 서홍테크 대표 /사진=김태현 기자
치매환자를 돌보는 건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공간 지각력이 떨어져 집 주변에서도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 스스로 집을 찾아가는 일도 쉽지 않다. 보호자 입장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갓난아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실종 만큼이나 치매환자들에게 심각한 문제는 바로 욕창이다. 국내 치매환자 10명 중 7명이 욕창에 시달리고 있다. 욕창은 단순히 피부가 짓무르는 질환이 아니다. 피부와 살을 갉아먹고 뼈까지 파고 들어 심지어 환자를 죽음까지 내몰기도 한다.

강현덕(48) 서홍테크 대표가 2018년 회사 설립을 결심하게 된 것도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 때문이다. 강 대표는 "욕창은 일단 생기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 가능하다"며 "욕창 예방 솔루션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시간 예방 솔루션…AI로 욕창 예측까지


서홍테크 스마트매트 위에 사람이 눕자 컴퓨터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스마트매트에 입력된 압력 정보가 나타난다. /자료=서홍테크강 대표가 제시한 욕창 예방 솔루션은 '스마트매트'다. 압력센서가 달린 스마트매트로 환자 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필요할 때마다 환자의 몸을 돌려주는 것이다.

강 대표는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마다 환자의 몸을 돌려줘 특정부위에 쏠리는 압력을 분산시켜줘야 한다"며 "그러나 그동안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들의 경험에 의해 환자의 몸을 움직이다 보니 욕창을 제대로 예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아버지의 욕창을 관리하면서 요양원 직원들과 의료진들이 토로했던 애로사항도 스마트매트 개발의 계기가 됐다. 강 대표는 "의료진은 '수치화된 데이터가 없다'며 효율적인 욕창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혼자서 10~14명의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요양원 직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언제 이 사람을 어느 부위에 맞춰 몸을 움직였는지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다.

서홍테크 스마트매트의 특징은 정확성과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데이터다. 스마트매트에 부착된 압력 측정기는 사람이 누웠을 때 발생하는 압력을 부위별로 색깔로 보여준다. 빨간색이면 가장 압력이 높은 곳, 초록색은 압력이 낮은 곳을 뜻한다. 이렇게 입력된 데이터는 서홍테크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입력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하나는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욕창 예측 솔루션이다. AI가 사람 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석,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욕창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을 예측해 경고한다.


내년 1월까지 PoC 마무리…美 진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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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정선 디자인기자
서홍테크는 이달부터 스마트매트 상용화를 위해 울산대학교병원과 손잡고 환자 약 100명을 대상으로 PoC(실증사업)를 진행 중이다. 늦어도 내년 1월까지 PoC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사업화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요양병원 등에 월 구독 형태로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이른바 B2B(기업 간 거래) 모델이다. 또 하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모델이다. 특히 원격진료에 우호적인 미국 진출 검토하고 있다.

강 대표는 "당장 미국에서 유효한 스마트매트 시장 규모만 하더라도 949억달러(약 128조3048억원)에 달한다"며 "미국 시장만 해도 이 정도인데 유럽연합(EU), 한국 등으로 확장하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 진출을 위해 현지 회사와 논의 중이다.

서홍테크의 최종 목표는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매트다. 스마트매트 아래 기계장치를 통해 간호사나 요양원 직원 없이도 환자의 몸을 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사람 손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 부분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홍테크는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빅3(BIG3) 혁신분야 창업패키지 1기로 선정돼 연구·개발(R&D) 비용과 멘트링 등의 지원을 받았다. 강 대표는 "금전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멘토링 등의 부분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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