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이 옳았다" 문 열자 대기업 러브콜 쏟아진 이 회사

[스타트UP스토리]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인터뷰
  • 2022.09.01 08:00
  •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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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지적 독자 시점', '엔딩 후 서브남을 주웠다' 등의 인기 웹툰은 모두 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다. 이들 웹툰처럼 이야기속 주인공이 돼 미션을 풀고 단서를 찾아가며 게임을 즐기듯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 '리얼월드'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 사이에서 인기다. 이를 테면 야외 방탈출 게임, 런닝맨 미션 게임 등과 유사한 콘텐츠들이다.

'세자저하가 사라졌다'는 경복궁 관광과 역사 공부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역사투어 스타일의 '야외 방탈출 게임'이다. 앱을 통해 여러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데 미션을 하나하나 풀어가다보면 평소 보지 않던 근정전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생활상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크라임 게임 Case.1 : 호텔'은 네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용의자가 돼 맡은 역할을 연기하면서 2시간동안 숨은 범인을 추리해 찾아내는 마피아 게임이다. 동시간에 접속하면 장소는 어디든 상관 없다보니 각자 방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게 만나지 못했던 Z세대들은 이같이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디스코드나 보이스톡 등을 사용해 음성통화로 실시간 즐기는 리얼월드 콘텐츠에 푹 빠졌다. 평소 즐겨봤던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Z세대 사이에선 인기 앱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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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월드 홈페이지 캡쳐

2019년 10월 설립된 유니크굿컴퍼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 '리얼월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도 누적 3500종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확보하며 성장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 성수동 본사가 위치한 건물 1~2층에 리얼월드 오프라인 1호점 '리얼월드 성수'를 개장했다. 리얼월드 성수는 호텔의 라운지바, 세탁실, 카지노, 객실, 수영장 등으로 꾸며놓은 곳에서 힌트를 얻어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현재 3종의 게임을 유·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사진)는 "카페를 겸한 오프라인 매장은 세상에 없던 놀이공간,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거점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2024년까지 10개점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지역의 폐교나 리조트, 창고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MZ세대와의 소통채널…"Z세대가 KB국민은행 지점을 찾아올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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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월드 오프라인 1호점 '리얼월드성수'/사진=김유경 기자
미래 고객 MZ세대를 잡으려는 대기업들이 발빠르게 인터랙티브 콘텐츠 확보에 나서면서 리얼월드는 일찌기 MZ세대와 기업을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 대표는 "2017년 10월 창업하자마자 교보생명으로부터 1억원 규모의 경험마케팅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서 "첫 프로젝트의 성과가 좋아 이듬해 8월엔 3배 규모로 두번째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창립 6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태양단의 비밀'로 국운을 지키는 수호신의 보물을 모으는 게임이다. 지금도 서울·전주·부산에서 유료로 즐기는 인기 게임이다.

이밖에 기업의 핵심가치를 콘텐츠에 내재화해 만든 무료 게임들이 많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파이널 코드 ICN'을, 아모레퍼시픽은 '보스를 찾아라'를, 한독약품은 '닥터H의 비밀노트'를 제작해 해당 기업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니크굿컴퍼니는 올해 상반기 KB금융그룹의 고객 확대 및 브랜드 확장을 위한 경험 콘텐츠 개발을 제안하면서 KB금융그룹의 KB스타터스로도 선정됐다. KB이노베이션허브 관계자는 "Z세대가 체험 게임을 통해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KB금융그룹의 상품을 알아가고 실제 이용하면서 보상도 받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KB스타터스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Z세대 전용 은행 플랫폼 '리브넥스트'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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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월드는 경험 유통…정용진 부회장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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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리얼월드'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영감을 준 사람은 이 대표의 전직장 오너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이 대표는 "스타필드 론칭 전부터 정 부회장이 '유통 패러다임이 바뀐다. 마켓셰어(시장점유율)보다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셰어(Life share)로 가야한다. 고객의 경험을 사야한다'고 했다"면서 "오너의 철학을 통해 경험 경쟁시대 도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마침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으로 경제서적 '퍼펙트스톰'의 저자 송인혁씨(현 유니크굿컴퍼니 각자대표)가 '경험시대가 온다'는 내용의 특강을 신세계 임직원 대상으로 했는데 그때 이 대표는 확신을 갖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2주만에 퇴사했단다.

리얼월드의 콘텐츠는 유니크굿컴퍼니에서만 제작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해 공유할 수 있도록 개인 크리에이터에게는 무료로, 기업이나 단체에는 유료로 '리얼월드 스튜디오' 제작 도구를 제공한다. 유료 콘텐츠의 경우 수익도 나눈다. 현재 18개국 150개 지역에서 리얼월드의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

이 대표는 "리얼월드 이용자의 85%가 MZ세대이고 창작자가 2500명이 넘는다"면서 "리얼월드 스튜디오를 제공하면서 콘텐츠가 지난 3~4년간 제작한 것의 배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유니크굿컴퍼니는 3년내 창작자를 100만명으로 확대하는 걸 목표로 콘텐츠 창작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한편 유니크굿컴퍼니는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이지스 현대차증권 프롭테크펀드, 하이트진로 등으로부터 시리즈A2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누적 33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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