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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실패…3번째 도전 "우린 0.001% 김연아 아냐"

[청년도전]<22>소상공인 대상 P2P금융 '펀다' 박성준 대표
  • 방윤영 기자
  • 2016.01.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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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펀다 대표/사진=펀다 제공
서울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인 박성준 펀다 대표(43)는 2번의 창업 실패를 딛고 세번째 창업에 나섰다. 그가 두 차례 창업에 나섰던 2000년대 초반은 벤처 거품이 꺼져 벤처투자 환경이 척박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총 2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는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돈 버는 데에만 집중했었다"며 실패 요인을 꼽았다.

◇눈 앞에 돈 쫓고, 서비스 확장 욕심 내다

그는 2003년 3D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아이토닉'으로 첫 창업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 했지만 눈 앞에 돈을 쫓기 시작했다.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외주 개발에 몰두하게 된 것.

당시 벤처는 투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외주를 하며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원래 하려던 사업에는 소홀해졌고 외주 거리를 따라다니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창업 5년 만인 2008년 1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직원도 20명이 넘었지만 자기 사업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외주에 몰두한 사이 투자금은 모두 소진됐다. 결국 외주개발업체로 사업을 바꾸기까지 했다.

박 대표는 "돈 벌기 위해 억지로 (외주) 개발하니 발전이 없었다"며 "빨리 이 시기가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속했지만 악순환에 빠질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지금이라도 '내 사업'을 하자는 생각에 박 대표는 첫 창업을 접고 2011년 두번째 창업에 나섰다. 모바일 스탬프 '위패스'를 서비스하는 '나인플라바'였다. 기존의 종이 쿠폰을 스마트폰 앱으로 대체한 서비스였다. 고벤처클럽, 본엔젤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10억원(매칭 포함)의 투자도 유치했다.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앞선 탓일까. 나인플라바는 지나치게 빨리 전국 단위 서비스를 진행했다 감당하지 못해 3년 만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제주도에서 시스템 결함이 생겨도 가서 살펴볼 수가 없었다"며 "고객의 반응을 보고 시스템 오류도 개선해 나가며 시장을 확장시켜야 했는데 마음만 너무 앞섰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시장 지표가 나오지 않으니 후속 투자 유치도 실패했다. 급여 없이 6~7개월을 버텨야 하는 시기에 다다르자 직원들도 하나씩 떠나갔다. 두 번째 창업도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과의 인연

박 대표가 실패할 때마다 힘을 준 이는 창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이다. 고 회장은 첫 창업이 외주 개발사로 변질될 때 "외주해서 되겠냐, 다른 사업 알아보라"고 따끔하게 지적해줬고 두번째 창업 때 투자를 결정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세번째 창업인 '펀다'를 시작하게 된 것도 고 회장의 영향이 크다. 그는 "지난해 1월1일 고 회장님으로부터 '요즘 뭐 하냐'며 먼저 연락이 왔다"며 "핀테크(금융+IT) 글로벌 동향 자료를 보내주시며 이쪽으로 알아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핀테크가 유행처럼 떠오른 사업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 회장이 보내준 자료를 살펴보니 짧은 생각이었다. 핀테크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했다.

그는 전 창업인 나인플라바에서 쌓은 데이터를 가지고 소상공인 대상 P2P(개인 대 개인) 대출을 해보기로 했다. 나인플라바에서 상점 POS(점포판매시스템)에 직접 접근해 얻은 실시간 매출 정보 등을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상환능력 평가지표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소상공인 대출 상환능력 평가'라는 기존 은행에서 하지 않았던 영역도 파고들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 4월13일 첫 대출 상품을 공개했는데 5시간 만에 돈이 모였다"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1억5000만원 대출 상품이 3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성장했다.

◇"우리는 0.001%인 김연아가 아니다"

그가 숱한 실패에도 끊임 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김연아 선수처럼 한 번에 성공한 사람은 상위 0.001%에 해당할 것"이라며 "100년에 한 번 꼴로 탄생하는 소수 성공인과 평범한 우리를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창업에서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일 뿐이다"라며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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