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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시대 'Made by Korea'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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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병우 중진공 미국중소기업지원센터 센터장
  • 2016.01.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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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지난해 글로벌 저성장과 유가하락 등 악재들로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들도 매출성과 면에서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간 성장을 지탱해온 조선, 철강,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산업군들도 지표상 2012년 이후 연속 하방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표만 놓고 보면 우려스러운 것도 맞다. 그러나 지난해 대부분 국가들이 공통으로 겪은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외적 요소들을 감안한다면, 꼭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우리 정부는 몇 해 전부터 산업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해 왔다. 한국 내 제조업 경쟁력 저하에 대응한 제조업혁신 3.0 등이 그것이다. 기술․산업간 융합, R&D중심 고부가 서비스 산업으로의 재편 등이 주요 골자다. 더 이상 사람이나 기계에 의존한 생산가치보다 R&D, 디자인, 브랜드 등 지적자산에 더 역점을 둔 이른바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기술․산업간 융합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이 핵심이다.

이 전략은 기존 제조업에 사물인터넷 등 IT기술의 융합을 통해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핵심 기술의 상용화도 빠르게 진전시킬 수 있다. 얼마 전 폐막한 2016 CES에서도 전년에 비해 상용화의 진전이 유독 빨랐던 자율주행, 웨어러블, 스마트 홈 등 기술간 컨버전스 제품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함께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상품의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더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기술과 디자인 역량이 뛰어난 제품이 가격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다면, 어떤 시장에서도 승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R&D, 디자인 역량을 중심으로 한 지식가치 집중과 생산방식의 유연성 선택에서 얻을 수 있다.

즉, Made in Korea 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제품의 시장가격을 맞출 수 있도록 Designed by Korea, Made by Korea로 지원대상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우수한 디자인 역량과 기술개발 가치를 결국 수익으로 환원시키려면 먼저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려야하기 때문이고, 잘 팔려면 시장가격에 맞출 수 있는 제조의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고비용 생산구조 속에서 무작정 Made in Korea 만을 강조한다면 어렵게 개발한 혁신제품도 가격부담으로 인해 시장에서 팔리지 못해 자칫 사장될 수 있다.

필자가 아는 한 스타트업 기업은 시장개척을 위해 아예 창업을 미국 현지에서 하고 R&D만 한국에서 한다. 만일 이 기업이 수익을 낸다면 결국 그 기술의 부가가치만큼은 한국으로 환원될 수 있을 것이다. 동대문상가는 오래전부터 패션 주얼리 메카로 각광받아 왔다. 젊고 발랄한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패션 주얼리 제품은 디자인이 빼어나기로 바이어들로부터 인정받는다.

그러나 결국 제조원가 부담으로 인해 생산을 대부분 중국 등에서 하는 것이 현실이다. 생산원가를 줄이는 대신 디자인 가치를 가격에 조금 더 반영할 수 있고 바이어 대응가격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Made in Korea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후순위가 돼 왔다.

국가 간 시장경쟁이 치열하고 기술격차마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어디서 만든 제품이냐 보다 얼마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인지가 소비자 선택의 중요기준이 된다. 지식가치가 생산가치를 뛰어넘는 시대, 즉 창조경제 시대에 걸 맞는 지원시책으로의 손질도 필요하다.

유가하락, 중국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저성장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원숭이의 민첩함과 영민함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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