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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제조·사용·재활용…'바나듐 이온 배터리' 손정의도 반했다

[스타트업 어벤져스-(2)기후위기]④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세계 첫 '바나듐 이온 배터리'로 ESS시장 공략
  • 최태범 기자
  • 2021.07.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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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면 그것을 만드는 기술이나 공정 자체도 친환경적이어야 하고 활용하는 분야도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폐기한 이후에도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한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3가지 모두 가능하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기업인 스탠다드에너지의 김부기 대표는 "인류는 항상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 화석연료에만 의존해 탄소배출이 많다"고 지적하며 "친환경을 위해선 에너지 시장의 변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세계 첫 '바나듐 이온 배터리' 개발…안전성·내구성 우수, 재활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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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Vanadium) 광물을 소재로 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안정성이 높아 발화 위험이 없고 내구성이 우수해 폭발하는 일도 없다. 수명이 길어 성능이 오랫동안 유지되며 저렴한데다 재활용까지 가능하다.

그동안 배터리 시장은 1990년대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해왔다. 최근 배터리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풍력·태양광 발전 등을 저장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과 충격에 취약하다. 종종 일어난 스마트폰·노트북·전기차 발화 사건은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 제품에서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전해액(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 흐름을 돕는 매개체)에 휘발성 높은 소재를 사용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ESS 시설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 범위나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ESS 시설에서 화재가 잇따랐고 이 같은 위험을 떠안기 부담스러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국내 ESS 시장은 위축됐다.


극강의 안전성, ESS에 특화된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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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철저하게 ESS 시장 공략을 목표로 개발됐다. 전해액 주성분에 '물'을 사용해 불이 붙을 위험이 없고 배터리에 구멍이 뚫려도 폭발하지 않는 극강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앞서 바나듐을 이용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가 있었다. 안정성은 높지만 리튬이온배터리보다 2~3배 이상 많은 공간을 차지해 큰 부피가 최대 단점으로 꼽혔다. 충전·방전 출력과 속도 등에서 효율이 낮다는 문제도 있어 상용화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이런 문제를 대폭 개선했다. 아직 전기차·스마트폰용으로사용할 수준은 아니지만, 손바닥 크기 정도로 줄인 데다 원하는 용량만큼 이어 붙일 수 있는 모듈형으로 개량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태생적으로 움직이는 물체에 쓰려고 만든 것이며, 고정된 곳에서 대용량 전기를 저장하는 ESS에는 효율이 높고 안전하며 오래 쓸 수 있는 친환경적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각각 특화된 용도에 맞게 나눠 사용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ESS용 배터리의 안전성은 결코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발화하거나 폭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대표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와 경쟁하는 구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육상에도 단거리·장거리 선수가 있듯이 배터리 산업에도 리튬이온은 단거리, 바나듐 이온은 장거리 선수"라며 같은 배터리 분야라고 해도 주사용처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철저히 ESS에 집중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예상되는 ESS 수요는 너무 커서 고민될 정도"라고 말했다.



뛰어난 배터리 효율, 기존 설비와 호환성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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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에너지는 △가정·상업용 △산업용 △선박용 △전기차 충전소 기반 도심형 △통신 기지국용 △전력망 연계 △군사용 등 모든 ESS 분야를 바나듐 이온 배터리로 완성한다는 목표다.

안전성은 물론 뛰어난 효율이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에너지 효율이 모든 배터리를 통틀어 가장 높은 96%로 측정된다. 충전한 전기의 96%를 사용할 수 있고 손실률은 4%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손실이 적을수록 대용량 전기를 저장하는데 유리하다.

소재부터 제품까지 모두 자체 공장을 통해 만드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 3월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으며 추가 부지를 확보해 공장 규모를 더 늘릴 예정이다. 양산 체제가 자리 잡으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도 확보해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도입하는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적다. 김 대표는 "그동안 구축한 시스템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당장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갖춘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했다.



환경파괴 주범, 폐플라스틱도 배터리 재료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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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배터리 '제조-사용-재활용'의 전 과정에 친환경을 담았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태양광·풍력 발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저장해 24시간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 ESS가 필연적으로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의 경우도 리튬이온 배터리 폐기로 인환 환경오염 문제가 따른다"면서 "폐기하는 것도 친환경적이어야 진짜 친환경 기술이며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처음부터 재활용을 목표로 개발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환경 문제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인 폐플라스틱까지 배터리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의 재료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기술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나듐 이온 배터리가 탄생한 배경이 ESS였고, ESS가 탄생한 배경이 친환경"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앞단과 뒷단 모두 친환경 생태계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 표준 이끈다…'에너지 평등'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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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스탠다드에너지라는 회사 이름은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가 설립한 거대 석유기업 스탠더드 오일을 겨냥해 지었다. 과거에는 석유 산업이 부흥했다면 지금은 새로운 에너지 시장이 열렸고, 그 스탠다드(표준)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스탠다드에너지의 경쟁력은 투자업계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입증됐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250억원을 투자받았고,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 2021'에 선정됐다.

WEF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유망기술을 가진 기업을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로 선정해오고 있다. 올해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 세계 기업 중 스탠다드에너지 등 8곳이 뽑혔다.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선정된 것은 최초 사례다.

앞으로 WEF가 추진하는 'Net-zero Carbon City(탄소중립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해 글로벌 리더들과 함께 탄소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된다. 김 대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중요한 한 축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에너지 비전은 친환경에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 평등'까지 바라보고 있다. 그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발전해왔던 산업에서는 석유가 특정 나라에만 있고 가격도 비싸 에너지가 불평등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해도 여전히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면서 "에너지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면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며, 최소한 전기 에너지 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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