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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펫사업 CEO…'클릭비' 노민혁의 인생2막

[피플]노민혁 아워테리토리 대표 "클릭비 탈퇴 후 방황…음악 대신 사업으로 청년 위로하고파"
  • 고석용 기자
  • 2019.10.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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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혁 아워테리토리 대표 /사진=고석용 기자
25년간 연주해온 기타를 내려놓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창업한 가수가 있다. 2000년대초 아이돌 밴드의 원조격인 '클릭비'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노민혁 아워테리토리 대표(35)다.

노 대표는 지난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하는 아워테리토리를 창업했다. 첫 제품인 '펫테리토리'는 특허받은 단백질 분해효소를 이용해 반려동물의 소화흡수를 돕고 장염·피부염·관절염 등을 예방하는 영양제다. 지난 3월 출시해 롯데닷컴, 신세계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동물병원, 마약탐지견센터 등 B2B(기업간거래) 공급도 추진 중이다.

노 대표는 창업 계기에 대해 "나이를 먹으니 음악만 할 수는 없었다"고 웃어보였다. 9살 때부터 기타를 치면서 '기타신동'으로 통했던 노 대표는 청소년 시절이던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클릭비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인생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2년 클릭비를 탈퇴했고 노 대표의 인생은 180도 뒤바뀌었다.

"내 음악을 하고 싶다"며 탈퇴했지만 노 대표는 바로 음악을 시작하지 못했다. 대형기획사에 길들어져 혼자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현실의 벽을 마주친 그는 5년간 방황했다. 노 대표는 "돈이 없어 친구 집을 전전하면서 술만 먹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마음을 다잡고 '애쉬그레이'라는 밴드를 결성했지만 여전히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메이저 연예계에서는 '퇴물'이라며, 인디음악계에서는 '아이돌'이라며 그를 외면했다.

거리공연 등으로 근근이 애쉬그레이 생활을 이어오던 노 대표의 생각을 바꾼 것은 부친의 암 투병이었다. 노 대표는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하는데 아버지 건강만 생각해도 모자랄 판에 치료비 생각이 나더라"며 "가장 후회되고 속상했던 순간"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계속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다가는 나중에 어머니까지 이렇게 보내드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3년만 더 죽어라 음악을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무조건 깨끗이 포기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표의 음악인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인에게 사기까지 당하며 상황은 악화됐다. 그는 "다짐했던 대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오는데 20여년간 살아온 짐과 흔적이 카니발 한 대도 채우지 못하는 걸 보며 허탈함이 밀려왔다"며 "이전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노민혁'이 되기로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부산으로 내려온 노 대표는 창업을 결심한다. 음악을 빼고 잘할 수 있는 일은 반려동물 관련 일이었다. 오래전부터 유기견을 입양해 키워온 노 대표는 반려동물의 건강이 유기를 막는 방법 중 하나라고 봤다. 이에 (인체용)헬스케어 사업을 운영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아워테리토리를 창업한다. 그는 "전문가도 아니고 사업도 안 해봤기 때문에 발로 뛰며 다양한 곳의 도움을 받았다"며 "첫 제품 펫테리토리 역시 친구와 한국생명과학연구소의 도움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CEO로서의 인생 2막의 의미를 묻자 이같이 답하며 웃어보였다. "젊은 친구들이 창업가로 변신한 제 모습을 보면서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있구나'하는 위로를 주고 싶어요. 제가 음악을 했던 목표는 노래로 누군가를 위로하는 거였거든요. 이제는 사업이 음악이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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