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기사

현대차그룹 1년반 동안 자율주행업체 10곳 투자…뒤늦게 박차

자율주행 기술 관련 인공지능·레이더·센서 개발업체에 집중 투자
  • 곽호성 선임연구원
  • 2019.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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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1년 반 동안 자율주행 기술 업체 10곳에 투자를 단행하며 자율주행차 개발에 뒤늦게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은 2017년 12월 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라이다(레이저 센서)를 개발하는 이스라엘의 옵시스(Op Sys) 투자를 시작으로 이달 초 오로라(Aurora) 투자에 이르기까지 약 18개월간 10개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두 달에 1개 업체꼴로 투자를 한 셈이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Tesla)에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이 장착돼 이미 실전 운행되고 있다. 구글의 웨이모(Waymo)는 크라이슬러의 미니밴으로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는 지난 2016년 포드의 자동차로 자율주행 택시를 미국 피츠버그시에서 시범 운행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볼보 SUV로 만든 완전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완성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1년 반 동안 센서와 레이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에 집중 투자하며 뒤늦게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 초 현대차가 투자(금액 비공개)한 미국의 오로라는 자율주행 분야 소프트웨어 솔루션, 인지 및 판단 분야 각종 센서와 제어 기술, 클라우드 시스템과 연결돼 정보를 교환하는 백엔드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업체다. 오로라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엄슨(Chris Urmson)은 구글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총책임자였고,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 총괄 책임자였던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과 우버에서 인식기술 개발 담당자였던 드류 배그넬(Drew Bagnell)도 오로라에 합류했다. 오로라는 그동안 독일의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과 함께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다.

지난 4월에는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인 코드42(CODE42.ai)와 손을 잡았다.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드42는 네이버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인 송창현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월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딥글린트(Deepglint)에 460만 달러(55억원)를 투자했다. 딥글린트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영상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사람 얼굴, 신체, 행동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딥글린트의 안면인식·분석 시스템은 50m 떨어진 곳에서 10억 명 중 한 명의 얼굴을 1초 안에 판별할 수 있다.

현대차가 2017년 12월에 300만 달러(36억원)를 투자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옵시스는 라이다를 개발하는데, 라이다는 레이저를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만 기술 업체 6곳에 투자하며 자율주행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열화상 센서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옵시디언(Obsidian)에 200만 달러(24억원)를 투자했다. 열화상 센서는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는 데 활용된다.

같은 달 레이더 개발업체인 미국의 스타트업 메타웨이브(Metawave)에도 75만 달러(9억원)를 투자했다. 레이더는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는 데 사용되는데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을 때나 밤에 필요하다. 그리고 차량 전장용 통신 반도체 설계업체인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토톡스(Autotalks)에도 500만 달러(59억원)를 투자했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율주행 기술 업체에도 투자를 빼먹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알레그로(Allegro.ai)에 100만 달러(11억7000만원)를 투자하고, 9월엔 미국 업체인 퍼셉티브오토마타(Perceptive Automata)에 150만 달러(17억8000만원)를 투자했다. 퍼셉티브오토마타는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자율주행차 주변에 있는 보행자나 자전거 탄 사람이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알레그로는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6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젼(Stradvision)에 80억원을 투자했다. 스트라드비젼은 인공지능 딥러닝 기반 영상인식 기술 개발업체다.

자율주행차에서 우선 중요한 것은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물체의 움직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자율주행차의 ‘뇌’ 역할을 하며, 레이더는 ‘눈’ 역할, 라이더나 센서는 ‘감각기관’ 역할을 한다.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토르드라이브 계동경 대표는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식, 측위, 판단 기술의 실시간성 확보 및 조화”라며 “3차원 고(高)정밀지도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에 대해 “인공지능과 각종 정밀한 센서 개발이 관건일 것”이라며 “어느 정도 인간의 뇌와 유사한 역할에 접근해야 할 것이지만 결국 인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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