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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식품 '유통기한'→'최적소비기한' 표기 관행 변경 촉구

식품 유통기한 지났더라도 최적소비기한 내 섭취 가능
  • 곽호성 선임연구원
  • 2019.05.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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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 미국 식품업계에 유통기한 대신 최적소비기한 문구 사용을 촉구하는 서신을 발송했다./자료제공=FDA 서신 캡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 식품 업계에 '유통기한'(sell by) 대신 '최적소비기한'(best if used by)라는 문구를 사용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낭비를 초래하고 음식 쓰레기가 늘어나는 문제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식품 쓰레기를 50%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유통기한은 이름 그대로 유통할 수 있는 기한이고 식품 섭취기한(기한을 넘기면 식품이 변질될 수 있는 때)은 '소비기한'(use by)이다. 식품영양학적으로 소비기한은 식품을 먹더라도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최종시한으로 유통기한보다 늦다.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도 소비기한이 경과되지 않은 식품은 먹을 수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판매되는 식품은 유통기한을 넘길 경우 거의 대부분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식품 유통기한 표기 관행을 소비기한 등으로 바꿔 식품 쓰레기를 줄이고 낭비를 줄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달 11~12일 일본 니가타(新潟)에서 개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총회 각료 선언에서도 유통기한 때문에 생기는 식품 쓰레기 문제를 각국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의 하나로 지정하기도 했다.

미국도 23일 프랭크 이안나스(Frank Yiannas) FDA 부국장이 식품 업계에 보낸 공문을 통해 “소비자들이 유통기한(sell by)이나 소비기한(use by), 최적소비기한(best if used by)과 같은 표기를 혼동해 미국 가정 음식 쓰레기의 약 20%가 식품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 경제조사국은 전체 생산되는 식료품 가운데 약 30%가 소매 및 소비자 수준에서 손실되거나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매년 약 1330억 파운드(5985만 톤)분량으로 10톤 트럭 600만 대 분량이며 돈으로 계산하면 1610억 달러(193조원)에 상당한다.

한국도 식품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 배출된 식품 쓰레기양이 560만 톤에 달했다. 1인당 식품 쓰레기 발생량(0.28kg, 2010년 기준)은 프랑스의 0.16kg, 스웨덴의 0.086kg에 비해 크게 웃돈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도 한국의 식품 유통기한 표기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유통기한 제도를 식품의 수명을 알려주는 소비기한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며 “제조업체는 소비기한을 원하지만 유통업체는 제품 회전율이 빠르다는 이유로 유통기한을 선호하고 관리 당국도 관리상의 편의 때문에 유통기한을 고집한다”고 설명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도 “식품 유통기한을 일본처럼 상미기한 등으로 바꿔야 한다"며 식품 유효기간 표기 관행 변경에 한 목소리를 냈다. 식품업체가 스스로 식품 유효기간 표기 방식에 변화를 준 곳도 있다. 예컨대 서울우유는 2009년 7월부터 유통기한과 제조일자를 병기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소비기한(消費期限)과 상미기한(賞味期間) 등 2가지 표기를 통해 식품 유효기간을 표현하고 있다. 소비기한은 대체로 식품 제조일로부터 5일 정도 내에 부패나 품질저하가 급하게 이뤄지는 유제품 등의 식품 유효기간을 표시할 때 사용한다.

상미기한은 소비기한으로 표기하는 식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품류의 유효기간을 나타내며, 냉장 또는 상온 보존하는 등 일정한 조건하에 품질이 저하되지 않고 안전성이 확보되면서 품질이 보존돼 맛을 보증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식품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한을 설정하는가에 대해서는 2005년 2월에 발표한 ‘식품기한표시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참조한다.

일본식 표현인 상미기한은 미국 FDA에서 제안한 최적소비기한(best if used by)과 비슷한 개념이다. 하 교수는 “상미기한이란 일본식 표현 대신 최상의 품질이 유지되는 기한을 뜻하는 '품질유지기한'이란 표현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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